MB,복당·靑정무개편·뉴타운논란 '쐐기'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8.04.2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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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방 돌아오자 마자 우회화법으로 당내 갈등 이슈 입장 밝혀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내 불씨가 되고 있는 친박 당선자들의 복당에 대해 사실상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지난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나라당 총선 당선자 만찬에서다.

이 대통령은 또 청와대 정무라인 개편을 주장하는 당내 소장파들의 견해에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이보다 앞서 열린 국무회의에선 총선 당시 뉴타운 공약과 관련, "당분간 뉴타운 추가 지정은 없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입장을 지지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22일) 미국, 일본 순방에서 돌아오자 마자 국무회의와 한나라당 당선자 만찬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간접화법을 통해 민감한 당내외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 당의 반응에 관심이 쏠린다.

◇친박 복당 반대 시사= 이 대통령은 만찬 인사말에서 "내가 대통령이 된 이상 어느 당에도 경쟁자는 없다"고 말했다. "경쟁자가 있다면 여러 나라 지도자들"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다. 친박 복당을 거부하는 한편 '이명박 대 박근혜'라는 한나라당내 계파 도식을 거부하겠다는 것.

박 전 대표측에선 이에 앞서 열린 당선자 워크숍에서 당밖의 친박 의원들에 대한 복당을 요구했다. 서병수, 주성영 의원 등은 복당 공론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같은 '도전'에 대통령이 쐐기를 박았단 지적이다.

◇靑정무라인 개편요구 일축= 이 대통령은 총선 결과에 대해 "전례 없는 승리"라고 평했다. 이는 소장파 의원들에 대한 경고로 해석된다.


정두언, 남경필 의원 등 한나라당 내 일부 소장파는 "총선은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청와대 정무라인의 쇄신을 요구해왔다. 총선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청와대 인사 난맥상에 있기 때문이란 논리였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총선은 승리했다"고 대응했다. 총선을 승리로 규정함으로써 정무라인 개편 요구를 일축한 셈이다.

◇뉴타운 논란, 오세훈 손들어줘= 이 대통령은 전날 오전에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뉴타운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국무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뉴타운 추가 지정과 관련한 논란을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뉴타운 지정에 대해)서울시는 정치적으로 말려들 필요가 없다"며 "서울시에는 이미 원칙이 다 있기 때문에 원칙대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총선 기간에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공약으로 내세운 뉴타운 추가 지정에 대해 확실한 반대 의사를 보이지 않다 총선이 끝나자 "추가 지정은 없다"고 확인했다.

이에 대해 통합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선거법 위반이라 공세를 취하고 있고 한나라당에서도 오 시장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전날 한나라당 당선자 워크숍에서는 서울 지역 당선자들이 따로 모여 뉴타온 논란에 대해 논의를 하며 오 시장에 대한 불만을 털어 놓았다.

이 대통령은 오 시장의 입장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뉴타운 논란이 정치 쟁점화되고 당내 갈등 양상으로 번지는 것을 조기 차단하려 한 것으로 분석된다.

◇추경예산 논란, 강만수 지지= 추경예산 편성 문제도 한나라당과 정부가 엇박자를 내면서 민감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전날 국무회의에선 지난해 세계잉여금 4조8655억원을 추가경정예산 편성 자금으로 확보하는 내용의 '2007년도 세계잉여금 처리안'이 의결됐다.

결국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입장을 지지한 것으로, 남은 세금을 경기부양에 사용하려는 재정부의 계획이 탄력을 받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앞서 "물가도 걱정이지만 내수가 너무 위축되는게 아닌가 싶다"고 향후 경제정책 방향을 경기부양에 주안점을 둘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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