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찬호 이라크 대사는 22일 자원외교를 주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 정부의 자원·에너지 외교에 대해 이같이 쓴소리를 했다. 하 대사는 대통령직 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위 투자유치 태스크포스(TF)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하 대사는 "조용히 실익 위주로 접근해야 하는데 너무 행사 위주로 이뤄지고 있지 않느냐는 우려도 있다"며 보다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자리를 함께 한 김일수 카자흐스탄 대사도 "자원외교를 하자고 말하는 것보다는 자원외교가 성사될 수 있도록 실제로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상대국에 자원외교에 관심이 있다는 말을 많이 하는 것은 썩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대사들은 하지만 기술력과 경험이 부족한 한국이 해외에서 자원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 특히 최고위층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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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목 이란 대사는 "대부분 나라가 석유 등 귀중한 자원은 국가가 직접 경영한다"며 "협상력 차원에서도 정부 대 정부가 (협상을) 해주는 것이 협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창엽 터키 대사도 "자원을 어느 나라에 줄지 결정할 때 경제적 측면 외에도 전략적 고려를 많이 하게 된다"며 "그럴 때 우리 고위층에서 설득하면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하 대사도 이 같은 전략에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완벽한 전략이 있어야지 그냥 대표단을 끌고 가서 ‘자원 달라’고 해서는 안 된다"며 실질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일수 대사는 "자원부국일수록 다른 분야를 발전시키려는 욕구가 강하다"며 우리 기업이 가지고 있는 제조업과 IT 등 경쟁력있는 분야를 에너지·자원 외교에 접목시켜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