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 지 모른 정도로 당국의 시그널이 혼란스럽다는 점이다. 최근 정부는 "국책은행장으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인물을 영입하겠다"고도 했고, "과도한 공기업의 연봉을 깎겠다"고도 했다.
금융감독당국이 제시한 '원칙중심의 감독, 비명시적 규제 철폐' 역시 애매하다는 반응이 적잖다. 원칙중심의 감독이란 금융회사가 반드시 지켜야할 원칙만 제시하고 나머지는 금융회사 자율에 맡긴다는 얘기다.
금융당국 내부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정부의 방침은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사를 적극 영입하고 낙하산 인사를 없애며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두 맞는 말이다.
하지만 외부 인사가 들어오려면 자리가 있어야 하고 자리가 생기려면 사람이 나가야 한다. 그런데 외부로 나갈 수가 없으니 자리를 만들 방법은 구조조정 밖에 없다. 엄청난 모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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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이 하나 있다. 보직은 뺏고 '자르지' 않으면 된다. 소위 인공위성으로 정년을 채우는 '기막힌' 방법이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2개월이 다 돼 간다. 춤을 추라고 얘기만 하지 말고 제대로 된 '박자'를 제시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