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배구조쇄신 첫발! 속도유감"

머니투데이 이경숙 기자 2008.04.2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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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알리안츠자산운용 이사, "SRI펀드내 비중조정 없다"

김정우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 이사는 22일 삼성 쇄신안 발표에 대해 "장기적으로 삼성 지배구조 개선의 첫발을 떼었다고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반응을 종합해보건대, 시장은 지배구조 개선 속도에 대해 실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자신이 운용하는 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 내 삼성 관련 비중을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오늘 발표한 쇄신안에서 삼성의 지배구조를 (당장) 쇄신할 수 있는 안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룹 시스템이 어떻게 더 바뀌는가 관심 있었는데 이사회 독립성 강화 외엔 특별히 눈에 띄는 부분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이날 사외이사의 경우 직무상 연관이 있는 인사들은 배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또 "(삼성의 현 경영진이) 순환출자 구조 끊는 방식에 대한 답은 말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삼성카드가 보유한 에버랜드 주식을 4∼5년내에 매각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시장에서 보기에 5년 후에 한다는 건 안 하겠다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김 이사는 특검부터 쇄신안 발표까지 삼성 사태 이후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지금까지 문제로 언급되었던 부분을 연관된 사람들이 책임 지겠다고 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음에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날 확률은 줄어들 것이고 언젠가는 순환출자 고리도 끊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뛰어난 인재가 삼성 안에 많다"며 "삼성은 GE의 잭 웰치, 제프리 이멜트 같은 경영자가 나올 길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을 지금까지 올려놓은 뛰어난 경영자이지만 그런 분이 매번 자기 자식, 손자 대를 이어 나올 가능성 희박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펀드 중 30%를 '지배구조 개선 기대' 이슈로 투자하는 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는 현재 약 15%의 자산을 삼성전자, 삼성화재, 삼성전기 등 삼성 그룹주로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이사는 "삼성 그룹주를 보유한 목적은 지배구조 개선 이슈 때문이 아니라 벤치마크지수를 따라가기 위한 것"이라며 "삼성 특검 등 관련 사태가 진행되던 중에 비중을 조정한 적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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