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캠프 데이비드서 운전대 잡은 사연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8.04.2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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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찬간담회서 한미정상회담 '뒷얘기'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일정 중 하이라이트는 단연 미국 대통령 공식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1박. 그 중에서도 이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태운 채 직접 골프 카트를 운전한 장면이었다.
李대통령, 캠프 데이비드서 운전대 잡은 사연


부시 대통령은 통상 캠프 데이비드를 찾은 외국 정상을 자신이 직접 카트를 운전해 숙소까지 안내했다.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18일 오후(현지시각) 처음 만나기 직전까지도 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운전하는 카트를 타기로 돼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이 대통령이 운전대를 잡게 됐을까. 이 대통령은 21일 방일 숙소인 데이고쿠 호텔에서 수행기자단과 조찬 간담회를 갖고 카트를 운전하게 된 사연을 털어놨다.



이 대통령은 "'내가 운전하면 안 되냐'고 했더니 부시 대통령이 '그러냐'며 반가운 표정으로 운전대를 넘겨줬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양보가 아니라 이 대통령의 제안으로 만들어 진 '이벤트'였다는 것.

당초 숙소까지 1, 2분만 타기로 했던 카트를 2시간 가까이 운전하게 된 뒷얘기도 공개했다.



숙소로 가던 중 '피곤하냐'는 부시 대통령의 질문에 이 대통령이 '왜, 당신이 피곤하냐'고 반문했더니 '괜찮다'는 답변이 왔다는 것. 이 대통령은 "그래서 그냥 줄곧 1시간40분 동안 카트를 타고 캠프를 돌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카트를 타고 캠프를 돌 때 부시 대통령이 '왼쪽', '오른쪽' 하며 방향도 가르쳐 줬다"며 "카트에서 친해져 만찬 때는 10년 지기가 된 것 같았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분위기가 무르익자 '한국 입장에서 어려운 것은 이야기하지 말자'고 했고 실제로 아프가니스탄 파병이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참여 같은 주제는 꺼내지 않았다고 이 대통령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만찬 때 부시 대통령이 내 손을 잡고 기도를 하자고 했다"며 "적극적이고 자상하게 배려하는 것을 보고 한국의 국력도 많이 높아졌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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