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쇠고기 팔까말까…유통업체 "쇠똥맞을라"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2008.04.2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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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갈비까지 온다는데…'쇠똥 세례' 등 비난 여론 우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빗장이 사실상 완전히 풀리면서 LA갈비 등 미국산 쇠고기가 이르면 내달 중순께 시중에 유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국민 식탁'과 직결돼 있는 대형마트를 비롯한 유통업체들은 여론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



정부가 수입 재개를 허용했고 소비자가 저렴한 미국산 쇠고기를 원하는 만큼 판매도 재개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축산 농가 보호, 먹거리 안전 등 비난 여론을 고려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마트는 대형 유통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미국산 쇠고기 판매에 나섰다 수입 재개를 반대한 농민들의 '표적'이 돼 매장내 쇠똥이 투척되는 등 곤욕을 치렀다.



◇이번엔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까

정부는 1단계로 '30개월 미만의 뼈 포함 쇠고기'의 수입을 허용하고 2단계로 미국의 사료금지조치 강화시 30개월 이상 쇠고기도 수입을 허용키로 했다. 사실상 전면개방에 가까운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미국산 수입 쇠고기에서 등뼈가 발견돼 검역이 중단된지 6개월만에, LA갈비등 뼈를 포함한 쇠고기는 지난 2003년 12월 광우병 파동으로 수입이 전면 중단된지 4년 3개월여만이다.


그러나 지난해보다 개방폭이 확대된 데다 한미 FTA 비준을 위해 쇠고기 문제가 정치적으로 활용됐다는 비난 여론이 높아 쇠고기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유통업체들은 '소비자 주권'을 거론하며 판매 재개 방침에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누가 제일 먼저 판매 재개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신세계 이마트 관계자는 "물량이 들어오면 팔긴 팔 것"이라며 "그러나 시기, 수량 등은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만큼,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라며 "현재 미국산 수입업체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기는 조율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빨라야 한달반 가량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이며 LA갈비는 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얼마나 팔렸나



쇠고기 수입은 지난 2003년 12월 중단됐다가 지난해 7월 재개됐으나 3개월후인 10월 쇠고기에 뼈조각이 발견돼 검역이 중단됐다. 검역중단이후에도 이미 검역받은 물량은 유통되고 있다.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수입 금지 이전인 2003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규모는 8억4600만달러로 전체 수입산의 75%를 차지했다.

미국산 쇠고기는 수입이 재개됐던 7월 첫달에 350톤이 반짝 판매됐고 8월 287톤, 9월 148톤, 10월 88톤으로 줄었다. 10월 검역이 중단된 이후로는 54톤(11월), 43톤(12월), 21톤(1월), 11톤(2월), 6톤(3월)으로 판매량이 가파르게 떨어졌다. 검역 중단으로 수입이 중단됐지만 검역을 통과한 냉동 물량은 유통기한이 길어 지금도 미미하게나마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에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판매된 미국산 쇠고기는 총 1008톤. 2003년 20만톤 이상이 판매된 것과 비교하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수입 중단 이전 미국산 쇠고기는 점유율 43.5%로 한우(36%)보다 높았고 호주산은 8%에 그쳤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중단된 후 한우는 48%, 호주산은 40%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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