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선택의 시간이 찾아왔다.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04.21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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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실적쇼크 우려 완화 vs 고유가·中증시 불안

선택의 시간이다.

미국증시는 '실적쇼크' 우려감이 걷히면서 지난주말 다우지수가 1.81% 급등했고 주요 업체들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속속 웃돌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61% 급등해 지난 2월1일 이후 2달여 만에 2400선을 돌파했다.



미국증시가 눈치보기에서 강세로 돌아선 이유는 씨티그룹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데다 미국 제조업체들과 IT업체들의 실적 호조 발표가 잇따르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월가에서는 기업실적이 예상보다 좋아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주에 실적을 공개할 피델리나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금융주 발표가 예상돼 있지만 이미 시장은 바닥론에 고개를 끄덕이며 상승탄력에 채비를 갖추는 모습이다.



여기에 5월 미국정부의 감세조치가 경기회복의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글로벌증시의 회복에 대한 낙관론을 가능케하고 있다.

국내증시도 미국발 희소식에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 코스피지수는 미국발 신용위기가 본격화한 지난해 10월말 이후부터 미국증시에 일희일비하면서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주에는 먹구름이 상당부분 걷히고 햇살이 비치는 기미를 나타내면서 상승반등에 대한 기대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특히 21일은 미국발 상승탄력에 편승해 2주 이상 기간조정을 유도하며 반등을 제약하는 120일 이동평균선(1790~1800)을 깨뜨릴 절호의 기회다.

분명 저항을 넘어서는 것은 만만치 않겠지만, 불어온 바람을 타고 1800에 안착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주 1800선 안착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팀장은 미국과 국내기업의 실적이 1/4분기에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2/4분기에도 상대적으로 예상치를 웃도는 기업이 많은 등 상향추세를 이루고 있어 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한다.

이미 시장은 2/4분기 실적을 반영하고 있지만 실적 증가율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선반영해 빠르면 이번주 내 120일선을 깨뜨릴 공산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변화가 발견되고 있다.

김승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가격선인 60일 이동평균선의 상승전환에 주목해야한다"며 "최근 관련지표는 4개월 만에 상승해 중장기 증시 방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선 2004년과 2006년의 경험을 근거로 할 때 상승추세로 복귀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라는 관측이다.



그렇지만 장밋빛 기대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제유가와 중국시장의 불안이 상승희망을 제지하는 요소로 분명 남아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미국에서는 3월 기존주택판매(4월 22일), 신규주택판매(24일) 지표가 발표되는데 주택경기 악화는 시장에서 포기하다시피 한 악재로 주가 영향력이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오히려 국제유가와 중국증시의 동향이 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서부텍사스유(WTI)가 장중 117달러에 도달하는 등 유가의 급등세는 여전히 국내경기 전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

추가상승 속도가 빨라질 경우 글로벌 유동성이 주식시장보다 상품시장으로 들어가거나 빠져나오지 못할 공산이 크기 때문에 국내증시는 이에 대해 지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상하이종합지수도 3000포인트가 위태롭다. 중국증시의 추가 하락은 외국인들의 신흥시장 동반 매도를 자극할 수 있어 경계를 늦출 수 없다.



황 연구원은 "주가의 선행성으로 경제지표 악화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과 IT/자동차의 실적호전에 따른 긍정적 반응은 모두 현 수준에 녹아있다"며 "유가상승과 중국증시 하락이 새로운 주가의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고려할 때 이번주 증시는 여전히 조정 쪽에 무게가 실린다"고 귀띔했다.

전망이 교차되고 있지만 분명 증시는 상승모멘텀의 일부를 발견한 듯 하다. 어느 쪽 예상이 맞을지는 모르지만 너무 비관적 예측을 하는 것도 피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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