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IB본부, 서브프라임으로 큰 홍역

반준환 기자 2008.04.2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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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성과급' 제도로 연봉 삭감

우리은행 IB(투자은행)본부가 '서브프라임 홍역'을 앓고 있다.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모기지) 관련 파생상품 투자에서 큰 손실이 발생하면서 관련 임직원이 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한 데다, 직원 대부분의 월급 봉투는 얇팍해졌다.
 
◇마이너스 성과급=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IB본부 직원들은 최근 '마이너스' 성과급을 받아 지난해 연봉이 줄어들었다.
 
우리은행은 책임경영 강화차원에서 급여 일정액을 떼내 실적이 집계되는 이듬해 3월 성과급과 함께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급여꺾기'로 불리는데 부부장 이상은 기본 연봉의 32%, 차장 이하는 25%를 각각 유보한다.

예컨대 연봉 4000만원인 행원은 이중 25%인 1000만원을 차감한 3000만원을 매달 나눠 받는다. 이후 연간 실적과 인사고과 등이 집계되면 유보했던 1000만원과 개인별 성과급을 받는다.



지난 3월 다른 직군에 속한 직원들은 유보된 급여에 연봉 10~20% 규모의 성과급을 받았다. 반면 IB본부의 경우 성과급이 마이너스 상태로 바뀌면서 급여가 되레 깎였다는 후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투자손실로 인해 IB본부의 성과급 대상자 중 절반 정도가 기본연봉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부서 직원과 비교하면 연봉이 10~30%까지 적었다"고 말했다.



IB본부에 마이너스 성과급 제도를 둔 것은 여타 직군에 비해 높은 성과급을 받을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실적이 좋은 해에는 유보했던 급여의 2배까지 성과급으로 받곤 했다.

◇"실적으로 돌파"= 은행 내부에선 IB본부에 대한 동정론도 나오고 있다. 최근 2~3년간 IB에서 적잖은 수익을 올린 덕분에 일반 행원들이 추가 성과급을 받지 않았느냐는 점에서다.

IB본부의 자산은 지난 2004년 2조490억원에서 지난해 9조747억원으로 급증했고, 순이익은 같은 기간 914억원에서 2461억원(서브프라임 투자손실 반영전)으로 불어났다.


한 임원은 "개인 성과가 뒤져 급여가 삭감되는 건 어쩔 수 없더라도 시장의 충격으로 발생한 손실을 개별 직원들이 고스란히 부담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IB본부 성과급은 수익에는 낮은 비율이, 손실의 경우 100% 연동되는 구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IB본부는 올해 영업수익 1조원을 목표로 잡았다. 은행 안팎의 우려를 실적으로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욕이다. 정광문 IB지원부장은 "용산역세권 국제업무개발단지 사업과 같은 대규모 개발사업을 확대하고, 중앙아시아와 중동 등의 대형 프로젝트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인수·합병(M&A) 주간 등 메가딜도 적극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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