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뒤 워싱턴 특파원과 가진 간담회에서 '정상회담에 몇 점을 주겠냐'는 질문에 "나는 매길 수 없고 부시 대통령은 90점 이상 매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을 빗대 말했지만 이 대통령 스스로 이번 회담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같은 우방국가에 등을 돌려서는 안되는 만큼 의회가 올해 안에 FTA를 비준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등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방미 기간 동안 대규모 투자설명회(IR)를 개최하면서 '코리아 세일즈'를 통해 11억8000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것도 이번 방미 일정의 성과다.
이 대통령은 곳곳에서 "나는 대한민국 주식회사의 CEO"라며 CEO 출신인 자신을 믿고 한국에 투자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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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해 이번 회담이 한미정상회담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만큼 회담 내용뿐 아니라 부시 대통령의 환대도 의미있는 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방미 사흘째였던 18일 오후 워싱턴 D.C.에서 헬기로 캠프데이비드로 이동해 부시 대통령의 영접을 받았다. 부시 대통령은 골프 카트를 타고 나와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를 맞았다.
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의 '양보'로 직접 카트를 운전했다. 이 때 부시 대통령은 당초 숙소까지 2분 정도만 동승하기로 했던 계획과 달리 1시간 반 동안 휴양지 곳곳을 돌아다니며 '가이드'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직접 캠프 데이비드 곳곳을 안내해준 것은 물론 이튿날 조깅코스로 짧은 곳과 긴 곳이 어디인지, 지금까지 캠프 내 숙소에 누가 묵었는지까지 설명해줬다고 전했다.
한미 대통령 내외는 캠프 도착 첫날 쇠고기와 생선을 섞은 저녁식사를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사적인 대화도 나눴다. 이 대통령은 로라 여사가 모든 메뉴를 직접 고르고 좌석배치와 테이블보까지 챙겼다는 얘기를 듣고 자신은 물론 김 여사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19일 정상회담 뒤 가진 옥외 점심식사에서는 이 대통령의 '날씨운'도 따랐다. 이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와 같이 기상이 고르지 않은 곳에서 4월에 옥외에서 식사는 것은 '축복'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 내외가 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외국 국가원수가 오면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 하고 많이 배웠다"며 "(한국의) 새로운 정부에 대한 격 높은 예우를 갖추려고 상당한 준비를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는 감사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