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부시가 '베스트 프렌드'라 하더라"

심재현 기자 2008.04.20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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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특파원 간담회 일문일답 ②

이명박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부시 대통령이) 나를 가장 가까운 친구로 생각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4박 5일간의 미국 방문 마치고 다음 방문국인 일본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워싱턴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번 방미 성과와 조지 부시 대통령과의 캠프 데이비드 생활 등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이 대통령과 특파원들 간의 간담회 주요 내용.



-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을 성공리에 마친 것을 축하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동맹관계가 복원됐다고 했다. 내년에 미국에선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되는데 한미관계 강화를 위한 복안은.

▶ 미국 대선에서 아직 민주당 후보가 예측불허인데 (공화당과 민주당의) 세 후보가 내가 당선됐을 때 축하메시지를 보내 왔다. 한미관계가 앞으로 강화돼야 한다는 뜻을 강력히 비쳤다.



한미관계강화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국익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어느 당의 어떤 후보가 당선돼도 한미관계는 지금 부시 정부와 전개된 관계보다 강화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번에 (대선) 후보들을 만나지 않았지만 (한국에) 가서는 (대선후보들에게) 편지를 보내려고 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한미관계 발전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

- 캠프데이비드에서 1박 2일간 어떻게 보냈는가. 부시 대통령과 가진 대화와 에피소드 등에 대해 소개해 달라.


▶ 부시 대통령 내외가 아주 자상하게 대해줘 깜짝 놀랐다. 부시 대통령 내외가 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외국 국가원수가 오면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 많이 배웠다.

(캠프 데이비드에) 도착해 헬기 앞에서 골프 카트를 탔다. 내가 운전하는 게 안전할 것 같아서 내가 운전했다. 원래는 2분 거리 정도 되는 내 숙소까지 데려다 주고 본인 숙소에 가서 저녁 만찬 때 만나기로 스케줄이 돼 있었다. 그러나 그 길로 두 사람이 1시간 반을 (골프 카트를) 돌아다녔다. 여기가 어디고 저기가 어디고 또 '내일 아침 조깅하려면 짧은 코스는 여기고, 긴 코스는 저기고' 등을 설명해주고 그 안에 있는 캐빈 하나하나에서 누가 묵어갔는지 등을 소개를 해줬다.



미국 행정부가, 미국이 대한민국에 대한 여러 새로운 인식을 갖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또 새로운 정부에 대해 격높은 예우를 갖추려고 상당한 준비를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아주 적은 것부터 배려를 철저히 했다.

부시 대통령은 처음 만났지만 뭐든지 솔직히 얘기하는 편이었다. 그러다보니 아주 서로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 떠나면서 너무 친절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하니 (부시 대통령이) "나는 (이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친구로 생각하는데 친구에겐 이 정도의 예우를 하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한미간에 서로 신뢰를 가져올 수 있게 됐다. 모든 정보를 교환하고 사전사후 서로 협의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춰줬다고 생각한다.



- 한미간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과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약속이 있었나. 대테러전쟁 지원, 아프간 파병 지원 문제나 핵확산방지구상(PSI) 참여 등도 논의됐나.

▶ 이번 정상회담에선 PSI 참여, 아프간 파병 등 이런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이 "이 대통령이 본국에 가서 정치적으로 곤란해질 문제는 얘기하지 말자"고 했다. 전혀 그런 문제 나오지 않았다. 아프간 파병은 한국정부가 논의할 입장이 아니라는 것을 미국 정부가 충분히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원래 제안한 것은 21세기 미래지향적 관계로 가자고 했다. 한국은 안보의 보호만 받고 경제원조만 받는 피보호국 입장이었지만 이제 우리도 경제대국이 됐기 때문에 국제사회에 경제규모에 걸맞은 역할을 하겠다고 얘기했다. 이미 미국에 오기 전에 ODA(해외무상원조) 지원자금도 올려야겠다, PKO문제도 필요하면 한국 정부도 참여해야겠다고 얘기하지 않았나.

그런 관점에서 한·미·일이 글로벌 파트너가 되자는 것이다. 미래지향적 동맹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대해 함께 하자는 의미로 해석하면 되겠다.

- 미국 의회에서 자동차 문제를 언급하며 한미 FTA 재협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이를 받아들일 의향이 있나. 또 한미 FTA 비준을 위해 미 대선 주자들을 만나서 설득할 의향이 있나.



▶ 자동차 문제는 FTA 협상과정에 가장 시간을 많이 끌었던 문제다. 미국과 한국이 자동차 협상을 통해 FTA(협정문을) 다시 조정할 것은 없다. 그럴 내용이 없다.

(자동차 재협상은) 미국 의원들이 정치적으로 주장하는 것이다.

FTA는 미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 FTA에 대해선 미국 행정부와 기업인들이 강력하게 의사표현했다. GM 부회장도 FTA에 대해 지지발언을 했다.



(FTA와 관련, 미 의회를 설득하는 것은) 미 행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다른 협상은 없다. 미 의회가 이 안건을 토론하는 게 아니라 가부만 결정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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