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원 창녀 찾고 120만원 받는 '퍼포먼스'?

조철희 기자 2008.04.18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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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여성을 찾는 퍼포먼스에 등장한 안내문의 이미지.↑성매매여성을 찾는 퍼포먼스에 등장한 안내문의 이미지.


한 예술전공 대학교수가 개인전시회에서 60만원을 주고 실제 성매매여성을 섭외해 관람객에게 이 여성을 찾게 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17일 오후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린 김홍석(44·상명대 공연학부) 교수의 개인전 개막행사에서는 실제 성매매여성을 찾는 '포스트 1945' 퍼포먼스가 열렸다.



이 퍼포먼스는 김 교수의 다른 작품들 사이에 섞여 있는 소형 금고와 안내문을 본 사람들만이 참여할 수 있었다.

안내문에는 '지금 이곳에 의도적으로 창녀가 초대됐다. 개막행사에 3시간 참석하는 조건으로 60만원을 작가로부터 받는다. 이 창녀를 찾아낸 분은 작가로부터 대가로 120만원을 받게 된다'고 적혀 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국제갤러리 큐레이터 심아빈씨는 "작가의 여러 작품들도 상당히 유머러스해서 농담식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았다"며 "실제로 직접 성매매여성이냐고 묻기는 쉽지 않아 참여도가 높진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성매매여성 A씨를 찾은 것은 이 갤러리에서 일하는 인턴직원. 이 직원은 수십명의 관람객 사이에서 A씨를 찾아냈고 결국 김 교수로부터 120만원을 받았다.

심씨는 "A씨를 발견하는 순간 인턴직원은 상당히 미안해 했다"며 "그 때문인지 주변 분위기도 상당히 숙연했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좌중에 공개된 A씨는 서둘러 전시장을 떠났고, 김 교수는 A씨를 따로 만나 60만원을 건넸다.

김 교수가 개막행사에 앞서 밝힌 퍼포먼스의 기획의도는 '한국사회 자본주의 모순에 대한 고발'이었다.

그러나 이 퍼포먼스에 대한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대개 냉소적이거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기획의도와 실제 내용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독특하다고 해서 무조건 예술이 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꼭 실제 성매매 여성이어야만 한국사회의 허위의식과 물질만능주의를 풍자할 수 있냐"며 "예술을 빌미로 한 개인을 뭉개버리고 있다"고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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