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환율·M&A재료의 명암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04.1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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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또다시 국내증시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18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003원까지 치솟는 등 달러당 1000원 시대 재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기획재정부 강만수 장관을 비롯한 정책 당국자들이 '약한 원화'를 갈구하면서 연일 발언을 쏟아내면서 외환시장이 재차 흔들리는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 혼란을 겪은 뒤 정부의 구두 경고 등으로 한풀 꺾여 지난 2일 974.8원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다시 정부당국자들의 잇단 원화 약세 발언이 나오면서 다시 1000원 고지에 도달하고 있다.

지난 2일 이후 11거래일만에 29원 가까이 오르면서 가파른 상승세다.



원/달러 환율 급등은 증시에도 파장을 낳고 있다. 특별한 상승동력없이 미국증시와 중국증시의 움직임 등 외부변수에 일희일비하는 증시는 환율이 오름세를 타면서 관련 수혜주인 전기전자와 자동차가 돋보이는 행보를 보인다.

18일 오전 업종별 등락을 살펴보면 전기전자가 단연 두드러진다.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전날에 비해 1.7%대 오름세다.

코스피지수가 1770선을 전후로 5포인트 안팎에서 치열한 공방을 펼치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기전자업종은 최근 이틀간 3.4% 이상 상승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990원을 넘어서는 것을 확인하면서 오름세를 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62,600원 ▼400 -0.63%)는 18일 전날대비 9000원 상승한 67만원을 나타내는 등 2거래일 연속 1만원 이상 오르고 있다. 실적 반영으로 저조한 흐름을 보인 LG전자 (110,900원 ▲800 +0.73%)도 이틀 연속 2%대 이상 상승세다.



하이닉스 (162,000원 ▲4,900 +3.12%)도 연일 오름세를 타면서 추가 반등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원/달러 환율 수혜의 대표적인 업종으로 꼽히는 자동차 관련주도 강세다.

현대차 (249,000원 ▼1,500 -0.60%)는 이틀 연속 1%대 오르고 있으며 기아차도 사흘 연속 상승세다.



반면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업종들은 상대적 약세다.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에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관련 종목들은 상승모멘텀을 찾지 못한채 방황하고 있다.

정유주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OiL과 SK에너지 (114,800원 ▲3,800 +3.42%)는 전날대비 1.1%와 2.9% 내려앉은 채 거래중이다.



조선주들도 약한 모습이다. 현대중공업 (194,500원 ▼3,800 -1.92%)삼성중공업 (10,920원 ▲290 +2.73%) 등 조선주들은 각각 1.8%와 2.7% 하락하고 있다.

전병서 한화증권 (3,485원 ▼20 -0.57%) 리서치센터장은 "전기전자와 자동차는 대표적인 '미국주'인데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까지 겹쳐 당분간 강한 면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난해 중국주가 증시를 이끌었다면 올해는 분위기상 미국주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급면에서는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외국인들의 투매심리를 자극한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직 미국의 신용경색 위기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마당에 여차하면 주식을 팔아 달러를 보유해야 하는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달러가치가 하락하는 원/달러 환율 상승이 달갑지만은 않다.

외국인들은 원/달러 환율이 장중 1000원을 웃도는 등 원화 약세를 보이는 오늘 오전만해도 1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코스피지수의 추가 반등을 제약하고 있다.

환율 변수와 더불어 인수합병(M&A) 관련주도 눈여겨 볼만하다.



메리츠화재 (51,600원 ▼2,700 -4.97%)가 적대적 M&A를 공식 선언한 제일화재 (0원 %)는 3일 연속 상한가다. 한화 (29,500원 ▼150 -0.51%)를 비롯한 대형 업체들이 군침을 흘리는 대우조선해양 (32,650원 ▼100 -0.31%)도 18일에는 매물이 쏟아지며 약세지만 최근 4일간 8.8% 오르는 등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주목도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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