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동상이몽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4.1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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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성보다는 변동성이 계속 커질 시점

미국 다우와 S&P500 지수가 초반 하락세를 접고 상승 마감했다. 급등 다음날 하락하지 않고 양봉을 나타냈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경기선행지수와 필라델피아 연준 지수가 상충됐고 기업 실적도 호재와 악재가 혼조를 보였다.

1분기 어닝시즌 한가운데로 접어드는 가운데 미국 기업 실적은 최악의 예상보다는 나은 결과를 내고 있다. 때문에 개별 기업의 실적 자체는 더 이상 장세를 좌우하는 변수가 안 될 수 있다.
이는 1분기 실적이 아니고 2분기 실적 전망으로 관점이 옮겨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는데 결국 물가와 경기 둔화 여부가 키를 쥐는 형국이 될 수 있다.



미국처럼 당연히 금리인하 행진을 이어갈 국가가 있는 반면 중국이나 인도처럼 금리 인상에 나서는 국가가 병존한다. 이는 개별 국가가 중시하는 사안의 비중이 다름을 의미한다.

당장 주가에 악영향을 끼치더라도 민생을 살펴야 하는 친디아는 경제 성장세가 탄탄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과 같은 긴축조치에 나설 수 있다.



반면 주가 수준 자체가 경기를 의미하는 미국의 경우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증시 부양에 전력을 투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솔직히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국제유가(WTI)나 지구촌 식량난을 우려하게 만드는 곡물가격 앙등에 대해 전세계적인 공감대는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곡물이 예전처럼 먹는 것(Food)이 아니라 가축의 사료(Feed)와 바이오 연료(Fuel)의 원료가 되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지만 소득에서 식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선진국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가축의 고기 1kg을 얻기 위해서는 5kg의 사료를 먹여야 하고, 현재 사용하는 석유의 10%를 에탄올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전세계 경지면적의 1/3 이상에서 나오는 곡물이 필요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합일점은 도출되지 않고 있다.

반면 향후 10년 이상 경제성장률이 저하되지 않을 것으로 자신하는 친디아는 당장의 주가 하락을 우려하지 않는다. 상하이지수가 고점대비 반토막 이상 떨어졌어도 장기 흐름속에서 일어나는 일시적인 큰 조정이라는 진단이 절대적이이기 때문에 주가 부양에 대한 열의가 약하다.



지구촌의 한 쪽에서는 물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을 나몰라라 하면서 주가 부양에 열을 올리고, 다른 한 쪽에서는 주가 급락을 방치하면서 물가 통제에 집중하고 있다.
이게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글로벌 균형이 되면서 궁극적으로 바람직한 결과를 낸다면 다행이겠으나 동상이몽이 되면서 원치 않는 결과가 나온다면 각국이 당면한 문제에만 매달린 채 전체적인 해결방안을 강구할 시기를 놓친 후회가 커질 수 있는 일이다.

코스피지수는 5주째 양봉을 나타내고 있다. 전날 미증시가 상승했기에 또 한번의 '해피 프라이데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10일 이평선(1762)과 120일 이평선(1789) 사이에서 등락만 해줘도 다음주 1800대 안착의 발판은 충분한 셈이 된다.

미증시는 5주째 매주마다 양봉과 음봉이 교차되고 있다. 주말인 이날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가더라도 다음주 주간 상승이 나와야만 지난달 17일 연저점 이후 처음으로 2주 연속 상승하는 게 된다.
코스피 자체 동력이 없는 상태기 때문에 다음주 미증시 결과에 따라 월봉까지 좌우될 가능성이 있다.



오는 22일 펜실바니아 민주당 경선이 있고 주택관련 지표가 집중되기 때문에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이날보다 다음주에 관심이 쏠리는 게 당연하다.
특히 25일에는 최근 주가 상승의 주도주였던 반도체 업종에서 실적이 쏟아질 것이기 때문에 4월 마지막날 새벽 늦게 나올 금리인하 발표를 앞두고 다음주에 4월 장의 결론이 내려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선물과 옵션시장에서 거래주체별 누적 포지션 상황도 이채롭다. 지수선물은 외국인이 1만계약 이상 순매수인 반면 증권은 4237계약 순매도다.
옵션의 경우는 외국인이 콜옵션을 13만계약, 풋옵션을 16만계약 이상 순매수하면서 양매수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은 콜(-21,654계약)과 풋(-84,787계약) 순매도로 양매도다. 개인조차 콜(-62,611계약), 풋(-82,922계약) 양매도다.

합성포지션이나 다른 것에 대한 헤지 등을 제외하고 선물 및 옵션 자체 시장만 본다면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아직은 방향성보다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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