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 난 딸에겐 마지막으로 자신이 늦은 나이에 박사학위를 땄던 텍사스대를 구석구석 구경시켜줬다고 한다.
해당 프로그램의 시청자 게시판, 한교수가 일했던 대학 학생들이 모인 카페, 시간강사들이 모이는 게시판 등엔 관련 글들이 연이어 올라왔다.
ⓒKBS'추적60분' 방송캡쳐 화면
한교수가 강의를 했던 충주의 모 대학 학생들도 충격이 컸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한경선 교수님...", "너무 놀랐다. 마음이 아프다"와 같은 글들이 많았다.
한 학생은 "늘 우리들에게 친하게 대해주셨던 교수님이었는데…"라고 끝을 흐렸다. "능력 있는 시간강사들이 많은데 학교는 왜 등록금만 올리고 처우개선은 안 해주는지 모르겠다"는 의견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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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처지인 시간강사들의 분노와 슬픔도 이어졌다.
최승X씨는 "더 한심한 것은 이런 시간강사 자리마저 쉽게 구하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하소연했다. 15년 차 시간강사라고 자신을 밝힌 노X구씨는 "대학교 2군데 강의하며 1년에 1500만원 정도 번다"며 "박봉이라도 이 일마저 없으면 우리 가족 생계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7년 차 시간강사인 김대X씨는 "담당 교수에게 때마다 유흥접대는 기본이고 명절에는 두 손 무겁게 고급 양주 등 선물들을 사 들고 인사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다음 학기 시간 받는 것이 불안할 정도"라고 털어놨다.
많은 비정규 교수들은 "시간강사 처우개선 문제는 개인적 차원이 아닌 우리 교육환경 자체를 개선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간 한교수와 같은 안타까운 죽음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대에서만 2003년 노문과, 2006년 독문과 시간강사가 자살한 데 이어 올 2월에도 불문과 시간강사가 목숨을 끊었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는 현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간강사의 처우개선과 신분보장을 위해 225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