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로 댄 6개월 폭등과 폭락…또 시작?

유일한 안정준 기자 2008.04.1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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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17일 장중 3200선마저 이탈했다. 다른 아시아증시가 미국발 호재로 오른 것과 대조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기업과 시장 섹션에 있는 한 면의 절반을 털어 '중국 투자자들이 쿵 소리를 내며 땅바닥에 주저앉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난 1년간 중국 증시의 흐름을 정리했다. 또 지지선 없는 급락에 대해 주가상승을 원하지 않는 정부 정책이 큰 이유라고 강조했다.

지난 1년간 중국증시는 6개월동안 급등하고 6개월간 폭락했다. 작년 4월부터 10월16일까지 141% 급등하더니 이후 지금까지 50%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 1년간 상하이증시 흐름. 10월16일을 기점으로 정확하게 급등과 급락을 양분했다. 지난 1년간 상하이증시 흐름. 10월16일을 기점으로 정확하게 급등과 급락을 양분했다.


지난 14일에는 5.6%나 떨어지며 일년 전으로 회귀했다. '나홀로 블랙먼데이'가 나타난 것이다. 천 후이친 화타이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증시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무것도 없었다"며 "정부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의 비관론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일년간 중국 당국은 일관되게 증시를 잡는 정책을 폈다. 중국 경제가 11% 넘게 급성장한 상황에서 증시에 버블만은 막는 태도를 고수한 것이다.

고성장을 바탕으로 중국증시는 한동안 미국 및 선진국 증시 그리고 대다수 이머징마켓과 차별화된 랠리를 지속했다. 금리가 물가 상승 이하인 여건에서 본토인들은 예금을 하면 손해를 본다는 생각에 증시로 몰려들었다. 일부 기업들도 설비투자보다 주식투자를 즐겼다. 지난 5월 정부는 거래세를 3배로 인상했다. 그리고 곧이어 상하이증권보는 사설을 통해 중국 증시의 구조적인 버블을 경고했다.



그래도 상하이증시는 상승을 지속했다. 정부의 경고마저 외면하고 달린 것이다. 10월 중순까지 급등세를 지속했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 갑자기 조정이 왔다. 미연준(FRB)이 중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 경기침체를 막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투자자들은 별안간 50배로 오른 주가수익비율(PER)을 보며 밸류에이션을 걱정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버블을 경고하며 시가총액 세계 1위인 페트로차이나를 다 팔았다.

홍콩에 위치한 HSBC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전략가는 "단순하게 말해 너무 비싸서 급락했다"고 말했다.


에반스는 여기에 당국의 '불친절한 태도'가 급락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모든 것을 좌우하는 권한을 쥐고 있는 나랏님이 과열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민은행은 물가가 최근 11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하자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인민은행은 기준금리를 여섯 번에 걸쳐 135bp 인상했고 지급준비율은 2006년 중반 이후 16번이나 올렸다. 이로써 지준율은 16%로 상향조정됐다.

여기에 대기중인 비유통주의 보호예수 해제도 관건이다. 스티븐 선 HSBC 중국 주식전략가는 "하반기에 수십억달러의 비유통주가 나오며 증시를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일부 기업들은 상장 계획을 철회하고 있다. 일년전에 비해 상하이증시 상장 규모는 28.7%나 줄어든 79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상장 첫날 주가 상승률도 평균 110%에서 30%로 줄었다.



연이은 주가하락에 대기업이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지난달 말 차이나퍼시픽이 물꼬를 텄고 다수 기업들이 뒤를 따랐다.

50% 가까운 조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관론이 다수다. 상하이에 있는 션인 완구어증권의 치안 치민 애널리스트는 "3000선은 여전히 현실적인 위협을 받을 것"이라며 추가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상하이 증시의 현재 역사적인 PER가 26배이고 12개월 후 실적 기준 PER이 20배로 떨어진 것을 근거로 주식을 사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JP모간증권의 중국 주식 부분 회장인 징 울리히는 "대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비해 현재의 주가는 과도하게 하락했다"며 "인플레가 정점을 찍었고 1분기 실적이 긍정적이기 때문에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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