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의 리더십, 현대를 바꾸다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08.04.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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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의 공격경영③]

현정은 회장의 리더십, 현대를 바꾸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자."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의 좌우명이다. 평범한듯 보이지만 현대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이끄는 키워드가 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게 마련이고, 또 그러한 실수를 통해 하나씩 더 배워나가는 것이므로 어떤 일을 하는 그 순간에 얼마나 최선을 다하느냐의 과정이 중요하다."



현 회장은 2003년 10월 취임후 4년 6개월 동안 좌우명처럼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숨가쁘게 달려 왔다.

경영권 분쟁, 남북관계 급변으로 인한 대북사업 차질 등 온갖 악재가 돌출하는 가운데 그룹의 내실을 다져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해결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거둔 성과도 적지 않았다.



사실 취임 초기 재계나 범현대가 뿐만 아니라 그룹 내부에서 현 회장이 기업을 경영한 경험이 없던 것에 대해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룹이 안정적인 기반을 갖춰가면서 현 회장은 실전을 통해 '능력'을 입증해 보였다.

현 회장 체제 이후 현대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내부지분율을 꾸준히 높이고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주주인 쉰들러 등을 우호주주로 끌어 들여 외부세력의 경영권 위협에서 벗어났다.

그룹의 총 자산 규모도 취임 당시인 2003년 8조5000억원에서 2007년 17조 1200억으로 약 100%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그룹 매출은 9조5297억원으로 2003년에 비해 75% 증가했고, 2003년 적자를 기록했던 그룹 순익은 지난해에는 5667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현대상선, 현대증권, 현대엘리베이터 등 각 계열사의 수익성이 고르게 개선됐으며 현대아산의 대북사업도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2003년 526.5%에 달했던 그룹의 부채비율도 지난해에는 158.1%까지 낮아졌다. 현대상선 (18,340원 ▼1,030 -5.32%), 현대증권 (7,370원 ▲10 +0.1%),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우 신용 등급이 A등급으로 대부분 2단계 이상 상향됐다.

남북경협사업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고 개성관광, 백두산관광길까지 터놓으며 진일보할 수 있도록 수완을 발휘했다.

이 과정에서 현 회장은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을 발탁하고 김성만 현대상선 사장, 송진철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등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는 등 주요 경영진의 면모도 일신했다.

이같은 성과를 통해 현 회장은 지난해 11월 월스트리트 저널이 뽑은 '주목할 만한 세계 50대 여성 기업인'에서 36위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여성경제인의 대명사가 됐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은 현 회장이 현대그룹을 맡기 전에는 전혀 기업을 경영한 경험이 없었으나 회장에 취임한 뒤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증권 등 주력 기업들의 실적이 호전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고 보도했다.

현 회장의 '감성경영'과 '부드러운 카리스마에 근거한 리더십'은 그룹 문화에도 많은 변화를 몰고 왔다.

그룹 안팎에서는 현대그룹 특유의 남성적이고 투박한 기업문화와 이미지가 주력업종인 금융, 물류서비스 및 첨단제조 산업에 맞는 세련된 이미지로 바뀌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현 회장은 윤리경영 의지도 남달랐다. 각 계열사별로 윤리규정을 제정하고 윤리관련 부서를 운영하는 등 윤리경영이 기업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 왔다.

김성만 현대상선 사장이 최근 노정익 전 현대상선 사장 등 전임 경영진들이 부여한 스톡옵션을 원천무효화하기로 하는 절차를 밟기로 한 것 역시 이같은 윤리경영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다는 게 그룹쪽 설명이다.

인재를 중시하는 현 회장은 현대인재개발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임직원들의 사내 교육을 강화하는 등 창의적인 인재육성과 임직원들의 지식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신경을 써 왔다.

그룹 관계자들은 "현 회장이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 의장 자격으로만 있으면서 전문경영영인들이 소신있게 경영을 책임질 수 있도록 하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원칙을 지켜가고 있다"며 "자율적이고 투명한 경영체제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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