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실명공개 인사들 혐의 확인 못했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04.1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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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임채진, 이귀남 등 고위공직자 무혐의

삼성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한 삼성특검(조준웅 특별검사)은 17일 수사결과 발표에서 김용철 변호사가 실명을 공개한 주요 인사들에 대해 "혐의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김성호 국가정보원장의 경우 "김용철은 김원장이 1999년 봄쯤 창원지검 차장으로 재직할 때 500만원의 헌수표를 직접 전달하였다고 주장하나, 비행기탑승기록상 1999. 1. 15. 김해로 간 일이 한 번 있으나 그때를 봄이라고 보기 어렵고, 반드시 창원으로 갔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김용철이 관리대상 기간이라는 2000년에서 2002년 사이 대구고검 차장, 춘천검사장 등 지방보직을 역임했는데 매년 3회씩 어떤 방식으로 누가 금품을 전달했는지에 대한 구체적 진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찬 대통령 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해서는 "2000년 여름경 삼성본관 28층 이학수 실장의 사무실에 찾아와 액수미상의 돈을 받아갔다고 주장한다. 김용철은 당시 박재중이 돈봉투를 가지고 올라가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하나, 목격자로 지목된 사람들의 진술과 건물의 구조상 이를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임채진 검찰총장이 삼성의 관리를 받았다는 점에 대해서도 "김용철은 3차 기자회견 때에는, ‘2001년 서울지검 2차장 때 김용철이 직접 관리대상에 넣었고, 인사팀장인 이우희가 관리했다’고 하였다가, 특검에서 진술할 때는 '2004년초 이우희가 자신에게 <임채진이 다음 서울지검장이다>고 장담하여, 당시는 임채진이 누구인지 잘 모르다가 2006년 서울지검장으로 부임하여 이우희가 임채진의 관리자라고 확신했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김용철 스스로의 진술이 서로 충돌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은 또 이귀남 대구고검장에 대해선 "그가 관리대상에 있는 것을 보았고, 삼성 담당자는 배정충 아니면 이상대일 것이라고 하나, 관련자들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김용철은 중간에 관리담당자가 바뀌어 누군지 모른다고 하면서도, 고대출신의 사장급이라고 하나, 김용철 본인이나 배정충, 이상대 모두 고대출신으로 관리 담당자 명단을 보았는데 기억하지 못한다는 진술은 믿을 수 없다"고 발표했다.

이어 "그 외 3년 동안 누가 어떤 방법으로 금품을 전달하였는지 아무런 구체적 진술을 하지 못하고 있고, 또한 이귀남이 사제단의 폭로에 개입하였다는 어떠한 증거도 발견하지 못하였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종백 전 국가청렴위원장은 "제진훈 제일모직 사장이 관리를 맡았다고 주장하나, 이종백은 제진훈과 고교동창인 장인의 소개로 알게 된 관계일 뿐 다른 특별한 관계는 발견할 수 없어 제진훈이 로비담당자라고 볼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검은 "그 외, 김용철이 비공개로 특검에서 진술하였거나, 기자회견 등으로 언급한 전현직 검찰간부들 십수명에 대한 로비혐의에 대해서도, 삼성측 임원을 비롯한 관련자 조사, 계좌추적 등으로 심층 수사하였으나, 전제사실이 사실과 다르거나, 관련 혐의점을 전혀 발견하지 못하였고, 김용철 스스로도 ‘증거부족, 공소시효 도과 등으로 현실적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아 더 이상 진술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여 더 이상 내사를 진행할 필요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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