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유가·금융불안 '3중고'오히려 약?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2008.04.2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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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하나금융연구소, 글로벌 악재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경제 성장↓ 인플레이션↑'

하나금융연구소가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반면 인플레이션 전망은 상향 조정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4월16일 여의도 하나대투증권빌딩에서 '대외 충격에 따른 국내 경제 파급효과'를 주제로 세미나를 갖고 올해 국내 총생산은 4.8%로 전망을 낮췄으며 소비자 물가는 기존의 3.3%에서 3.6%로 상향조정했다고 밝혔다. 대외 환경의 악화로 1/4분기 말 이후 국내경제의 성장 급랭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경제 환경을 위협하는 세가지 불안 요인

연구소가 지적한 국내 경제환경의 대외 불안요소는 ▲ 글로벌 금융불안 ▲ 미국 경기침체 ▲ 유가 및 원자재 쇼크 등 크게 3가지다. 특히 글로벌 금융시장의 동조화로 인해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 국내 시장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보형 연구위원은 이날 세미나에서 "환율, 유가, 글로벌 금융불안 등으로 국내 경제성장의 둔화조짐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국내 경제 환경을 위협하고 있는 세 가지 대외 불안 요인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글로벌 금융 불안이 심화되면서 전형적인 금융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세계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에 힘입어 금융 불안이 다소 진정되고 있지만 아직 안정 회복을 속단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최소한 금융시장의 변동성 심화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환율·유가·금융불안 '3중고'오히려 약?


둘째, 미국 경제 여건이 주택 부문 위주의 한정된 충격 차원을 넘어서 고용, 소비 등 전방위 경기침체로 진전됨에 따라 세계 경제의 동반 성장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발 충격의 완충 장치로 기대되어 온 중국에서도 성장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셋째, 유가가 100달러 이상에서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등 원자재ㆍ농수산물 가격 상승세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은 신흥 경제국의 수요 증대가 충격을 상당부분 상쇄해왔으나 이제 일종의 한계점을 넘어서면서 실물 경제에 부작용을 미칠 것으로 우려됐다.


◆경상수지적자, 소비자 물가 상승폭 크게 늘려 잡아

연구소는 이와 같은 불안 요인에 따라 기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인플레이션 예상치는 상향하는 등 리스크 관리 차원을 넘어 기존 전망 자체의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2008년 각 분야별 경제전망 수정치는 다음과 같다.

국내 총소비 증가율은 기존 4.8%에서 4.5%로 하향 조정했고 고정투자 증가율도 5.3%에서 4.2%로 내렸다. 또 경상수지 적자규모도 기존 17억3000만달러에서 77억5000만달러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3.3%에 머물것으로 예상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2.5%였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폭의 상향인 셈이다.

또한 원/달러 환율은 기존 917원에서 960원으로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5.8달러에서 85.9달러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이밖에 세계경제 성장률(국내수출 주요 15개국 기준)은 4.0%에서 3.7%로 각각 전망치를 수정했다.

연구소는 이와 같은 요인들을 감안하면 지난해 말 이후 올해 초까지 보인 평균 성장률 5.5%는 '안정 성장'의 한계였다고 진단했다. 장 연구위원은 "정부가 목표로 한 경제성장율 6%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5% 중반대가 우리 경제 성장의 최대치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그러나 이같은 대외ㆍ금융 환경의 3중 악재가 비단 우리 경제의 시련만이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 연구위원은 "우리 경제의 성장 급랭 혹은 인플레 급등 리스크는 결코 성장의 좌절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안정성장의 중요성 및 금융안정의 절박성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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