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 공기업 기관장 임금 깎는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8.04.1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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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일에 합당하게 연봉 줘야"

정부가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기업 소속 임원들의 과다한 임금을 삭감하는 방향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공기업 기관장과 감사 등 공공기관 임원의 보수체계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개편키로 하고 이달 말까지 구체적인 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일부 공기업의 연봉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며 "하는 일에 합당하게 연봉을 주는 방안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높은 고용 안정성과 함께 다른 공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임금을 받아온 금융 공기업의 임금체계부터 우선 손 본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최고경영자(CEO) 연봉이 공개되는 278명 중 5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곳은 한국산업은행(7억4214만원), 중소기업은행(7억2289만원), 한국수출입은행(6억8000만원), 산은캐피탈(5억2952만원) 등 4곳이다.

또 2억~5억원의 연봉을 받는 CEO는 26명이고 1억~2억원의 연봉을 받는 CEO는 167명이다. 81명의 연봉은 1억원을 넘지 못했다.

재정부는 공기업 보수체계 변경에 앞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공공기관운영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현 제도만으로도 충분히 변경이 가능하다는 입장도 정리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운영법을 개정하지 않아도 현재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소위원회를 설치해서 논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재정부는 공공기관운영위 산하에 별도의 소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재정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공공기관 운영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다. 현재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산하에 인사심의소위원회와 기능심의소위원회 등의 소위원회를 두고 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도 최근 "일부 공기업은 현재 하는 일이나 실적에 비해 기관장 등 간부의 보수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최근 일부 금융 공기업에 대해 '외국 IB(투자은행)처럼 리스크를 안고 사업을 하지도 않고 대부분 여신으로 먹고 살면서 무슨 연봉을 수억 원씩 받느냐'는 취지의 지적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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