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뭉치면 요금은 '절반' 혜택은 '2배'

배현정 기자, 지영호 기자 2008.04.2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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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기획]알뜰 가족재테크

아빠 월급 빼고는 다 오르는 물가고에 알뜰 가족은 재테크의 고삐를 더욱 바짝 움켜쥐게 된다. 때마침 가족이 '똘똘' 뭉치면 각종 혜택을 푸짐하게 주는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동통신사와 금융기관의 가족할인서비스.

이동 통신사들은 최고 50%가 할인되는 가족할인 상품으로 가족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으며 금융기관도 가족 단위로 실적을 합산하거나 통합 포인트를 부여하는 등 가족 상품의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 가족 뭉치면 휴대폰 요금 절반 '뚝'

아버지와 함께 사는 이진우(50ㆍ가명)씨의 가족은 모두 5명이다. 이씨 부부는 물론 대학생 딸과 고등학생 아들까지 모두 휴대폰을 가지고 있어 요금 부담이 만만치않다. 평소 '용건만 간단히' 전략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딱히 휴대폰 요금을 절감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 통신비를 줄일 수 있는 희소식을 들었다.



이제 그 휴대폰 요금의 거품을 빼보자. 요즘 통신시장에서 가족할인에 가장 적극적으로 팔을 걷고 나선 곳은 SKT. 이미 50%의 시장 점유율을 넘어선 SKT는 더 많은 고객 확보를 위해 망내통화할인율 확대, 무선인터넷 월정액 상품 등 할인상품을 내놓는 것과 동시에 T끼리 온 가족 할인제로 이탈 고객을 단속하고 있다.

최근 SKT가 선보인 'T끼리 온가족 할인제도'는 많게는 50%까지 기본료를 할인해준다. 가족구성원 전체의 가입 연차를 합산한 연수에 따라 모든 가족구성원의 기본료를 동일하게 10~50%까지 할인해주는 것.10년 이하면 기본료의 10%, 10~20년이면 20%, 20~30년은 30%, 30년 이상은 50%의 할인율이 적용된다.

이진우 가족의 경우 가족 모두의 가입기간(본인 10년, 부인 6년, 아버지 4년, 아들은 3년, 딸은 2년)째 합계는 총 25년으로 기존 3.3%에 불과했던 할인율은 대폭 늘어나 21%의 할인 혜택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이 가정의 가입연수 합산기간은 25년이어서 1년 후에는 30년이 되기 때문에 기본료가 30%에서 50%로 확대된다. 가족 구성원이 많고 가입 기간이 길수록 유리한 제도인 셈이다.


하지만 T끼리 온가족 할인제도의 경우 최대 가족 구성원 수는 5명으로 제한돼있고 가족등록범위도 본인과 배우자를 포함해 직계 존비속이나 형제자매까지만 가능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T의 가족할인요금 기대감은 가히 폭발적인 수준"이라면서 "모집일수 12일 만인 지난 4월14일 30만7000명의 가입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3월까지 받은 10만여명의 가입자를 제외하더라도 1일 평균 1만8000명 이상의 가입자를 받은 셈이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추세라면 연말까지 400만명 가입도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원조임을 내세우는 LG텔레콤의 가족할인 프로그램은 이미 2004년 시작돼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스테디셀러. 할인 조건이 좋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가입기간과 추가 비용부담도 없이 최대 7인까지 요금 납부자를 한명으로 지정하면 가족간 통화료의 절반을 할인받고 1년에 2회 가족 전체의 월 평균 통화요금 합산액을 감면받는다.

SK텔레콤의 가족 할인제와 두드러진 차이점은 반드시 가족이 아니더라도 같은 방식을 택하면 동일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 LG텔레콤 관계자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함께 가입할 수 있고 다른 요금제에 중복으로도 가입할 수 있어 현재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해 67만명에 이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 가족사랑 멤버십 서비스를 신청하면 구성원 각각에 부여되는 멤버십 한도까지 서로 공유할 수 있다는 게 LG텔레콤 가족 프로그램의 또 하나의 혜택이다.

◆ 가족 사랑만큼 금융혜택도 풍성

가족이 모이면 금융 혜택도 커진다. 주부 방지혜(32)씨는 그간 사용해온 개인 신용카드를 가족카드로 교체할 작정이다. 가족카드로 바꾸면 포인트도 합쳐서 사용할 수 있고 가족 특화 서비스 혜택도 커져 적잖은 절약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가족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대카드H'를 최근 선보였다. 본인과 가족카드는 물론 가족의 체크카드 및 선불카드 사용금액까지 포함해 무이자 할부와 캐시백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족들의 월 사용 실적이 30만원 이상이면 전국의 모든 유치원과 각종 학원, 병원, 한의원, 치과, 약국, 건강검진센터 등에서 5%를 깎아주고 60만원 이상이면 10%를 할인해준다.

캐시백 혜택도 크다. 본인과 가족 신용카드의 사용금액이 연 1200만~2400만원일 경우 5만원, 연 2400만원 이상일 때는 10만원을 현금으로 되돌려준다. 연 회비 1만~1만5000원을 감안해도 잘만 활용하면 할인 효과가 쏠쏠하다.

신한은행은 최근 우수고객 우대 프로그램인 '탑스클럽'제도를 개편, 가족들도 혜택을 공유할 수 있도록 새롭게 선보였다. 예를 들어 가족 고객 예금의 3개월 기준 평균 잔액이 6000만원 이상일 경우 은행 송금수수료 및 환전 수수료 할인 혜택, 신한카드의 연회비 면제 혜택 등을 가족 모두가 누릴 수 있다.

국민은행은 등록된 가족 수에 따라 최대 0.3%포인트를 얹어주는 '가족사랑 자유적금'으로 30여 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이 상품은 가입 고객과 가족에게 회갑, 칠순, 결혼, 대학입학 등 행사가 있어 중도 해지하더라도 계약기간에 따른 기본 이율(1년제 연 4.5%)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 일반 적금은 중도해지하면 최고 1.5% 금리만 받을 수 있었다.

또 미아방지를 위한 유전자 보관, 웨딩 토털컨설팅, 장례 서비스 등을 할인 받을 수 있는 가족사랑지킴이 서비스도 가입 고객 본인 뿐 아니라 가족에게 함께 제공한다.

정현호 국민은행 상품개발부 팀장은 "가족 대상 금융상품은 가족을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를 담는 동시에 가족의 규모만큼 혜택도 크게 설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가족 우대 상품의 인기를 설명했다

신한은행 관계자 또한 "최근 금융의 소비 주체가 개인에서 가족 단위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라며 "일반 상품에 비해 조금 더 혜택을 주더라도 가족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금융회사로도 효율적이고 가족고객에게도 좋은 ' 윈윈' 의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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