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랑 똑같네" 인터넷을 삼킨 휴대폰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08.04.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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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브라우징 '오즈' 체험기]인터넷 바로 연결..속도는 느려

↑ 기자가 직접 서울 청계천 주변에서 풀브라우징 서비스를 직접 체험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기자가 직접 서울 청계천 주변에서 풀브라우징 서비스를 직접 체험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PC를 탈출한 포털, 어디로 갔을까?'

LG텔레콤이 자사의 3세대(3G) 데이터서비스 '오즈'를 알리기 위해 도입하고 있는 티저 광고의 문구다. 물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휴대폰으로 들어갔다"다.

최근 '풀브라우징'이 3G 이동전화서비스의 대세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도대체 '풀브라우징'은 무엇을 말하는 것이고, 종전의 휴대폰 사용환경과 무엇이 다르길래 '풀브라우징'으로 차별화를 선언하는 등의 호들갑을 떨고 있는 것일까. '풀브라우징'을 앞세워 데이터서비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LG텔레콤의 '오즈'를 기자가 직접 이용해봤다.



◇TV 손색없는 화질이 '눈길'

↑ '풀브라우징'이 지원되는 오즈 전용폰↑ '풀브라우징'이 지원되는 오즈 전용폰
풀브라우징 휴대폰을 손에 받아드는 순간 첫 느낌은 '와, 깔끔하다'였다. PC처럼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이라는 선입견 탓인지, 두툼할 것으로 생각했던 휴대폰은 의외로 얇고 가벼웠다. 가로 10.4㎝×세로 5.4㎝ 너비에 두께는 1.3㎝에 불과했다. 짙은 와인색은 화면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휴대폰 전면 디자인도 깔끔했다. 일반 휴대폰과 비교해서 크기가 큰 편이 아닌데, 화면을 키우려다 보니 전면에 버튼이 위치할 자리가 마땅찮아 보인다. 그래서일까. 전면에 보이는 버튼이라곤 '전화걸기'와 '인터넷 접속하기' '지우기' '종료하기' 달랑 4개 뿐이다. 나머지 버튼은 모두 터치스크린으로 숨겨뒀다.

카메라도 2개나 장착돼 있다. 영상통화용으로 30만화소 카메라가 달려있고, 촬영용으로 300만화소 카메라가 별도로 제공됐다.

휴대폰 전원을 켰더니, 고화질(HD)을 연상시킬 만큼 선명한 화질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해상도가 일반 PC와 맞먹는 800×480 픽셀 정도라고 하니, 화질이 선명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대폰 왼쪽에는 이어폰과 배터리 충전기겸용 연결단자가 있고, 오른쪽엔 조그휠과 잠금키,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버튼 그리고 카메라 버튼이 눈에 띈다. DMB 안테나는 오른쪽 밑에 숨어있다. 조그휠은 인터넷을 이용할 때 화면크기를 조절하거나 메뉴를 선택할 때 사용할 수 있다. 터치스크린 방식이기 때문에 메뉴를 선택하거나 소리크기를 조절할 때마다 조그휠을 사용해야 했다.

◇PC야? 휴대폰이야?



'풀브라우징'은 이동통신망으로 PC와 똑같은 화면에서 인터넷을 이용하고 문서를 작성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한마디로, '화면이 작아진 PC'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PC와 똑같은 화면을 휴대폰 화면에서 볼 수 있기 위해서 그 뒷단에 무수히 복잡한 기술방식이 적용돼야 하지만, 거기까지 거론하면 너무 복잡해지므로 일단 여기서는 접기로 한다.

휴대폰의 '인터넷(i)' 버튼을 눌렀더니, 기본으로 설정된 인터넷 페이지가 나타났다. 네이버, 다음, 야후, 구글 등 주요 포털사이트와 LG텔레콤에서 제공하는 추천사이트 가운데 기본 접속페이지를 설정할 수 있도록 돼 있었다.

'오즈'가 풀브라우징 인터넷 서비스를 전략적으로 내세운 만큼, 오즈폰에서 인터넷 연결은 버튼 하나로 가능할만큼 편리한 편이었다. 영상통화를 내세웠던 기존 3G 전용폰이 영상통화 전용버튼을 적용한 것과 같은 이치다.



일반 PC모니터 크기보다 턱없이 작은 화면이지만, 해상도가 높은 덕분에 화면을 보는데 피로감은 덜했다. 화면 해상도 자체가 800×600 모드에 설정됐기 때문에 가로로 화면을 이동하기 위해 스크롤바를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사이트가 한눈에 들어왔다.

다만, 화면의 글자가 작은 게 흠이다. 메뉴를 접속할 때도 터치펜을 이용하지 않으면 불편했다. 터치펜이 내장형이 아닌 점도 아쉽게 느껴진다. 분실하기 십상인 탓이다. 스크롤바의 크기도 너무 작아서 상하로 화면을 이동시키는 게 쉽지는 않았다. 손으로 드래그를 해도 되지만 인터넷을 이용할 때는 외부 버튼으로 상하 스크롤을 하게 되면 더 편리할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휴대폰에서 머니투데이 사이트를 바로 접속할 수 있다.↑ 휴대폰에서 머니투데이 사이트를 바로 접속할 수 있다.


◇여가활용 '최적' 속도는 '글쎄

'오즈'의 장점은 인터넷 환경 그대로 웹서핑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휴대폰으로 무선인터넷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지아이'(LG텔레콤) '네이트'(SK텔레콤) '쇼인터넷'(KTF) 등 전용사이트를 통해야 했지만, '오즈'는 원하는 사이트로 바로 접속할 수 있다.

그러나 속도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사이트 반응시간이 3초만 지나도 인내심을 발휘하기 힘든 우리나라 사용자들에게 '오즈'의 화면 이동속도는 너무 느렸다. 네이버와 다음 사이트로 이동하는데 6∼10초 가량 걸렸다. 뉴스 검색이나 웹서핑을 할 때도 비슷한 시간이 걸렸다. 초고속인터넷 속도에 익숙한 사람들이 이 '느려터진' 속도를 참아낼지가 걱정스러웠다.



안방이나 사무실의 PC가 아닌, 모바일이란 사실을 감안하면 그 정도의 속도는 참을 만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그래픽이나 플래시가 많은 사이트는 이보다 훨씬 속도가 느리다. 참을성 테스트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아무 사이트나 무턱대고 접속하는 것은 피하는게 좋을 것같았다.

일단 '오즈'를 통해 풀브라우징 붐에 대한 시동은 걸렸다. 사용해 본 결과, 어디서나 인터넷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매력은 분명히 있었다. 여기에 '저렴한 요금제'라는 무기도 달았다. 그러나 아직 시장성은 확보되지 않았다. 속도에 대한 아쉬움과 비싼 단말기 가격도 걸림돌이다. 따라서 풀브라우징이 이동통신사의 새로운 수익기반이 될 수 있을지 주목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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