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지 등 기업가치가 인수후보자들의 베팅 가격 산정의 잣대가 된다는 점에서 해양 부문과의 사업 연관성, 비전 등이 이번 M&A에 승부를 가를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이동희 포스코 부사장은 "조선 보다도 해양(플랜트) 부문에 관심이 더 있다"며 "대우조선이 에너지 개발 등 해양 부문에 대해 남다른 능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해양플랜트 산업은 석유나 LNG(액화천연가스) 등 화석에너지 수급과 관련된 해저 석유 시추 및 생산용 구조물의 설계, 생산, 설치와 관련된 산업이다.
해양 부문에 주목하고 있기는 다른 인수 후보인 GS그룹도 마찬가지다. GS그룹은 GS건설 (18,040원 ▲40 +0.22%)이 갖고 있는 육상 플랜트 기술과 대우조선의 해양 플랜트 기술의 결합이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GS칼텍스의 에너지 사업에서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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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도 두산엔진이 조선업체에 엔진을 공급한다는 점과 함께 두산중공업 (17,410원 ▲100 +0.58%) 등 자사 육상 플랜트 기술과 대우조선의 해양플랜트 기술 결합에도 초점을 두고 있다.
인수전 초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는 3사가 모두 해양 부문에 주목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해양플랜트 부문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는 것은 그 자체로 성장가능성이 큰 시장인데다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에너지 사업과의 연관성 때문이다.
우선 해양플랜트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원유와 가스 개발 투자가 확대되는 탓이다. 특히 이전까지 높은 개발 비용으로 수익성이 미치지 못했던 심해나 혹한 지역의 개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시장 확대는 대우조선의 매출 추이에서도 확인된다. 대우조선의 해양부문 매출은 지난 2005년 1조55억원을 기점으로 2006년 1조2787억원, 지난해에는 2조원으로 2년새 2배로 늘어났다. 전체 매출에서 해양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5년 21.3%에서 지난해에는 28%까지 높아졌다.
심해지역 시추를 위한 드릴십(Drillship)과 반잠수식 원유시추선(Semi-submersible), 원유 생산을 위한 설비인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FPSO) 등이 주를 이루는 해양플랜트 부문은 현대중공업 (185,800원 ▲2,500 +1.36%), 삼성중공업 (10,040원 ▼10 -0.10%), 대우조선 (31,300원 ▲700 +2.29%) 등 국내 3사가 확실한 기술 우위를 점하고 있다. 기술력이나 경험 등에서 후발업체들이 단기간에 따라붙기는 힘들다는 평가다.
대우조선은 이중 반잠수식 원유시추선 부문과 FPSO의 턴키공사(구조물 전체를 지어주는 일괄수주계약)에 강점을 갖고 있다.
대우조선은 또 해양 부문의 강점을 바탕으로 에너지 사업 진출에도 가장 적극적이다. 나이지리아의 20억 배럴 광구 지분 6%와 카자흐스탄의 10억 배럴 광구 지분 1.4%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해외자원 개발을 전담할 자회사 DSME E&R가 설립됐다.
김홍균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미래 성장성 등에서 해양 부문은 아직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