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셰 총재 "금리결정 힘들다"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8.04.1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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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지역 경기하강위험에도 인플레 때문에 금리인하 못해"

트리셰 총재 "금리결정 힘들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금융위기로 금리정책을 결정할 때 많은 고충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고 15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트리셰 총재는 이번 주 뉴욕대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해 "금융시장혼란이 중앙은행의 화폐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금리정책의 선택의 폭이 좁다"고 밝혔다.



ECB는 지난 10일 유로존 국가들의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6년래 가장 높은 물가지수를 잡기 위해 금리를 4%로 동결시켰다.

ECB는 15개국 단일통화인 유로화를 유지하기 위해 무엇보다 물가안정을 유지해야할 필요가 크다. 일정정도 경기부양을 희생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잡아야지만 단일통화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9일 유로지역의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3.4%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그리고 세계경제가 경기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25%에 달한다고 예상했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기준금리를 지난해 9월 이후 2.25%로 3%p 낮췄다.

이 같은 금리조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침체에 빠진 미국내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조치다.


영란은행(BOE)도 10일 기준금리를 5%로 하향조정했다. 벌써 지난해 12월 이후 3번째 금리인하다.

트리셰 총재는 FRB와 영란은행의 금리인하결정에 대해 "미국과 유럽은 상황이 다르다"며 "ECB는 앞으로도 물가를 잡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물가를 잡는 것은 중앙은행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유로지역의 3월 물가상승률은 3.5%에 달하고 있다. ECB 이사들은 "내년 유로존 물가상승률도 목표치인 2%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며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세계 금융기관들은 지난해 8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신용위기로 총 2450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입었다. IMF는 이 같은 상황이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라고까지 지적했다.

트리셰 총재는 "급박한 상황에 마음을 놓을 여유가 없다"며 "ECB는 지금과 같은 금융위기가 앞으로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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