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글로벌경영 전략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08.04.1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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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의 공격경영②]

지난 1월 '현대상선'의 새로운 조타수로 선임된 김성만 사장은 취임 후 중국행 항공권부터 예약했다. 해외현장 가운데 가장 먼저 중국을 방문한 김 사장은 대소양산(大小洋山)항, 외고교(外高橋) 터미널 등을 둘러보며 해외현장 챙기기로 업무를 시작했다.

김 사장은 동서남아본부가 있는 싱가포르로 이동해 ‘아주지역 영업 전략회의’를 주재했다. 싱가포르를 거쳐 다음날 다시 홍콩으로 이동, 남중국 지역의 해운업 현장을 점검했다.



김 사장의 숨가쁜 현장 방문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글로벌 경영 의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현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세계의 변화 수준에 맞춰 조직 역량을 갖추고, 글로벌 제휴를 통해 세계 유수의 업체들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겠다”며 전 계열사의 ‘글로벌화'를 선언한 바 있다.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은 신규 항로 개설과 해외 영업망 확충을 통해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효율성 높은 항로를 새로 만들고 해외 시장도 적극 개척해 신(新)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월 부임한 김성만 현대상선 사장이 싱가폴 동서남아본부 방문 중 싱가폴항에 정박중인 선박을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지난 1월 부임한 김성만 현대상선 사장이 싱가폴 동서남아본부 방문 중 싱가폴항에 정박중인 선박을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현대상선은 신규항로와 최근 물동량이 증가한 극동-중동 항로 4개 가운데 3개를 확대 개편하고 신규 항로 1개를 개설했다. 2010년까지 국내 최대 규모인 86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8척 등 컨테이너선 18척을 투입할 예정이다.

해외영업망 확충을 위해 최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현지법인을 잇달아 설립했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전 세계 26개국에 4개 본부와 26개 해외법인, 3개의 해외사무소를 갖추게 됐다.


현 회장은 금융사업 부문의 글로벌화도 강조하고 있다. 뉴욕, 런던, 홍콩, 동경 등 일찌감치 해외시장에 진출한 현대증권은 최근 인도, 베트남 등 신흥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작년 5월에는 해외시장 진출 전담 조직인 '해외사업부'를 신설했고 10월에는 이머징 마켓 중에서 처음으로 베트남에 사무소를 만들었다.

지난달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현지사무소를 설치하는 등 2010년까지 해외거점을 10개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택배와 현대엘리베이터 역시 해외시장으로 발을 넓혀가고 있다.

중국 상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현대택배는 지난 2005년 중국 전역으로 물류사업을 확대했다. 2006년 독일에 유럽법인을, 지난해 영국과 인도법인을 각각 출범시켜 글로벌물류사업에 전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최근엔 중국물류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 내 주요 거점에 10여 개의 지점을 추가 설립해 중국 현지 법인인 현대아륜의 전국적인 네트워크망을 구축할 방침이다.

사업영역도 해운, 항공 복합운송 업무와 함께 3자 물류 및 통관, 육상 운송 등 종합물류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매출 목표를 6700억원으로 잡고 3대 경영방침 중 '글로벌경영'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2010년까지 중국 상해 공장에 2만평 규모의 생산기지를 추가 건설, 연간 1만1600대의 승강기 생산능력을 갖춰나가기로 했다. 상해 공장을 발판으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내수 시장과 해외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조직도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체제로 개편한다. 중동, 동남아, 중앙아시아 등에 해외지사를 추가 설립하고 중국 공략을 위한 영업조직 확대와 제품 개발 전담팀 구성을 추진할 예정이다.

결국 "글로벌 환경 변화에 적절한 대응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라는 현 회장의 말처럼 현대그룹은 한 발 앞선 글로벌 경영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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