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에 몰린 메릴린치 구원투수 테인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8.04.1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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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에 몰린 메릴린치 구원투수 테인


메릴린치의 구원투수로 영입된 골드만삭스 출신 존 테인 최고경영자(CEO)가 '일급소방수역'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는 비난에 직면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5일 보도했다.

테인은 날로 커지는 서브프라임 위기 속에서 지난해 11월 회사를 살릴 적임자로 영입됐다. 그는 CEO를 맡은 직후부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업에서 손을 떼고 대규모 감원을 시도하는 등 구조조정을 통한 활로를 모색해왔다.



그러나 2006년부터 서브프라임 대출사업에 뛰어들었던 메릴린치의 상처는 이미 깊어 있었다.
지난해에만 78억달러라는 막대한 순손실을 입었다.

메릴린치 주가는 그가 나섰음에도 27%나 빠졌으며, 200억달러가 넘는 자산을 상각했다.
테인은 자금 확보를 위해 12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각했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때문에 테인 취임 후 메릴린치의 부채규모는 오히려 증가했고, 기업의 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수치도 131에서 210으로 껑충 뛰는 등 상황이 악화됐다.

대부분의 투자은행의 CDS 수치가 상승했지만 메릴린치의 경우는 유독 상황이 좋지 않다. 골드만삭스의 CDS는 130, 모건스탠리는 177 수준으로 메릴린치보다는 낮다.

메릴린치의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전문가들은 대략 17억달러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애널리스트인 마이클 해치에 따르면 메릴린치의 지난 1분기 투자은행 부문 중개 수수료 수입은 지난해 동기보다 43% 급감했으며, 채권부문 매출도 58% 감소한 것으로 예상됐다.

로저 프리먼 리먼브러더스 연구원은 "메릴린치는 1분기 80억달러 규모 추가 상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메릴린치는 2006년 설립한 서브프라임 자회사 퍼스트 프랭클린을 통해 7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실적 악화로 올 초 퍼스트 프랭클린의 문을 닫는다고 발표했다.

테인은 4만명 이상 직원중 10~15% 감원을 단행할 방침이다. 대대적인 인사조정에는 수석사장급 인사만도 12명이상이다.
이 중에는 최고의 업무능력을 자랑하던 로히트 드수자(Rohit D'Souza) 세계주식거래 총 책임자도 포함되어 있었다. 드수자는 지난 해 여러 악재 속에서도 전년도 대비 23%의 수익증가를 이끌어낸 메릴린치의 대들보였다.

테인에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상반기까지는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만한 실적을 올려야 한다.

회사 정상화를 위해 모험을 불사하고 있는 태인의 성패 여부는 상반기 실적보고에서 평가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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