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증시 3300 깨져...바닥은 언제쯤(상보)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김유림 기자, 홍혜영 기자 2008.04.1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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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증시가 14일 3300선을 일거에 붕괴시키며 3296.67로 장을 마치자 꺼져가던 증시의 바닥론 논쟁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중국 증시가 이날 5.6% 급락한 이유는 다양하다. 물가 억제를 위한 인민은행의 추가 금리인상 전망, 위험 수위를 지속하고 있는 중국의 물가 상승, 지난주 GE의 실적 쇼크, 이번주 미국 투자은행들의 악화된 분기 실적 발표, 미국 침체에 따른 중국 수출 기업들의 실적 둔화 등이 맞물려 있다.

한동안 어렵다는 관측이 강했던 금리인상안이 다시 부각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이미 증시를 짓누른 악재들이다. 기존의 악재들이 한꺼번에 나타나자 투자심리가 위축된 측면도 강하다.



중국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비유통주 매각 속도를 조절하거나 기업 상장을 탄력적으로 진행하는가하면 외국인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시장 개방을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바닥을 확인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5위 은행인 교통은행 펀드투자부의 쩡투어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증시는 장기간에 걸쳐서 회복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경기 경착륙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안에 증시가 회복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물가 위험 수위, 금리 인상에 무게
물가가 통제권을 오랜기간 벗어남에 따라 인민은행이 금리를 더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6번 금리를 올린 인민은행은 올들어선 지급준비율만 두 차례 인상한 상태다.

저우 샤오촨 총재 인민은행 총재도 이날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할 수도 있다 밝혔다.

저우 총재는 이날 워싱턴에서 가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앙은행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할 여지를 갖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과 기초 제품에 대한 가격 통제 정책을 적절히 혼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인민은행의 류 시우 부총재는 지난 주말 상하이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해 중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8.3%를 기록한 것으로 전망했다.

3월 물가상승률이 8.3%를 기록하면 11년만의 최고치였던 전월 8.7% 보다는 완화되는 것이다. 중국 정부의 대외 물가 억제 목표치는 4.8%다. 3월 물가는 17일 발표된다.



◇금리인상, 월가 실적 앞두고 금융주 급락

세계 최대 기업인 제네럴 일렉트릭(GE)의 실적 쇼크로 지난 11일 뉴욕증시가 2% 넘게 급락한 가운데 이번주 실적을 공개하는 6개 월가 은행들의 실적 역시 실망스럽다는 게 중론이다. 씨티그룹, 메릴린치, 워싱턴 뮤추얼(WM) 등 3개 은행이 모두 분기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씨티그룹과 메릴린치는 모기지 관련 증권의 가치 하락과 차입 대출로 인해 추가 상각을 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신용경색이 언제 끝날 지 알 수 없다는 회의론이 힘을 얻고있다. 연준(FRB)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인민은행의 추가금리인상 전망까지 대두되며 상하이증시에서는 은행 증권주가 조정을 주도했다. 최대은행인 공상은행이 4.9%, 중국은행은 3.8%, 상업은행은 7.2% 각각 하락했다.

산업은행이 8.8%, 뱅크오브커뮤니케이션 6.3% 급락했다.
보험주는 차이나라이프와 핑안보험이 각각 5.7% 내리고 있다. 또 하이통증권이 8.3% 급락하는 등 증권주도 약세다.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부동산 개발주도 동반 급락했다.



◇中증시 당분간 펀더멘털 시험대 오를 듯
버블 해소가 상당부분 진행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중국 증시는 이제부터 펀더멘털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중국의 경제성장, 기업 실적 등이 이전처럼 또는 기대에 부합하는 성과를 낼 지 검증받는 과정을 거쳐야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침체, 폭설과 식료품 및 에너지 가격 상승 등에 따라 기대치를 낮춰 잡고 있다. 가장 민감한 변수는 미국 경기침체의 영향이다.
이와 관련 판 강 중국인민은행 정책위원은 미국의 경기 둔화는 중국 제품에 대한 수요를 줄여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판 위원은 지난주 보아오 포럼에 참석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질 때마다 중국의 대미 수출 증가율은 5%포인트 둔화되는 효과를 가진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이 1년간 경기 침체를 겪으면 중국의 대미 수출 증가율은 20%포인트 낮아지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겪을 수 있다"면서 미국 경기 둔화의 영향을 중국이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고위 관료가 미국 영향을 이처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침체의 영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저런 이유로 기업 실적 성장세가 꺾이면 이전과 같은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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