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핫머니, 中정부 대책 있나?

유일한 기자, 김유림 기자 2008.04.1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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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물가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추가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단기 투기자금으로 불리는 '핫머니'의 위안화 매입 공세가 보다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핫머니 등을 통해 불어난 유동성은 주택, 주가 등의 자산 버블은 물론 나아가 물가 상승까지 자극할 수 있다.



이처럼 물가 관리가 꼬인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핫머니를 통제할 수 있는 '한방'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인민은행, 금리인상은 계속된다
중국 인민은행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할 수도 있다고 저우 샤오촨 총재가 14일 밝혔다.



저우 총재는 이날 워싱턴에서 가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앙은행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할 여지를 갖고 있다"면서 금리 인상을 통한 물가 통제 정책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8.3%를 기록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전월 8.7%보다 둔화된 것이지만 정부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식품,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상승이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저우 총재는 "중국 정부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과 기초 제품에 대한 가격 통제 정책을 적절히 혼합할 수 있다"면서 물가상승과 관련 "금리 정책을 추가로 사용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위안화 절상-핫머니 급증세
금리를 올리면 위안화 절상 속도는 빨라질 수 밖에 없다. 위안화는 1분기에만 달러에 대해 4.2% 급등했다.

여기에 미국 경기침체에 따라 연준(FRB)이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달러에 대한 위안화 가치의 역사적인 급등은 기정사실화되는 상황이다.

미국 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0% 안팎으로 떨어진 반면 중국은 4%를 넘는다. 중국은 지난해만 기준 금리를 6차례나 올렸다.

확대되는 두 나라간 금리차와 위안화 절상은 환투기세력에게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기회를 제공한다. 저금리로 달러를 빌려 고금리의 위안화 자산에 투자하면 환차익과 시세차익 등 일거양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정부의 통제에서 벗어난 투기자금이 최근 부쩍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말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1조6800억달러로 증가했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이며 일년 전에 비해 40%나 증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불어난 외환보유고의 일부를 핫머니가 차지한 것으로 파악했다. 중국 인민대의 자오 시준 경영학과 교수는 "무역 흑자는 줄어드는 반면 외환보유액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무역수지가 아니라 자본계정을 통한 투자자금 유입이 급증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핫머니 규모도 잡히고 있다. 지난 1분기 중국에 유입된 핫머니 성격 자금이 80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중국 정부 씽크탱크인 국가정보센터(SIC)가 이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는 지난해 월 평균 핫머니 유입 자금 100억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규모라고 전했다.

◇긴장하는 중국 정부..카드가 없다?
대규모 달러화 유입에 대해 중국 당국은 시장의 안정성을 헤치는 투기자금이 적지않다며 바짝 긴장하는 상황이다.

핫머니 유입에 따라 국내 유동성이 증가하면 이는 곧바로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의 과열을 낳을 수 있다. 이는 정부의 최대 고민인 물가상승마저 부채질할 위험이 있다.

반대로 일시에 빠져나가는 핫머니는 외환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 전반의 혼란을 가중시킬 위험이 크다. 아이슬란드는 핫머니 공격 등에 따른 자국통화인 크로나 가치의 폭락을 막기위해 금리를 최근 2주 사이에 1.75%포인트나 인상하기도 했다.

인민은행의 판강 통화정책위원은 보아오 포럼에 참석해 "중국의 보유 외환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증가했다"면서 "향후 통화정책 입안시 핫머니 유입을 염두에 둬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침체에 갈곳을 잃은 오일 달러 등 국제유동성이 언제든지 중국을 넘보고 있다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그러나 물가상승을 제일 과제로 삼고 있는 인민은행 입장에서 위안화를 보고 덤벼드는 핫머니를 통제할 만한 확실한 방안을 찾기 어렵다. 일단 금리를 인하하는 식의 조치를 생각할 수 없다.

위안화를 제한적으로 통제할 수 있지만 지나친 위안화 절상 억제는 당장 미국의 반발을 가져올 게 뻔하다.

물가가 기록적인 급등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극도로 제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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