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물가 불안' 보다 '경기 둔화'를 걱정한 것을 두고 이미 정부와 한은이 모종의 합의를 본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매주 청와대에서 열리는 거시경제정책협의회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접하는 이 총재는 한 달 전만 해도 '경기 둔화'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특히 재정부는 한은이 금리인하 요구를 묵살하는 경우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엄포도 공공연히 놓았다. 강 장관은 지난달 "통화정책과 관련해 재정부 장관이 금통위 결정에 거부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통화신용정책을 결정하는 금통위에 열석발언권(금통위 회의에 참석해 정부의 입장을 밝히는 것)과 재의요구권(금통위의 결정을 재검토 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을 갖는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한은이 내달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동양종금증권, SK증권 등도 보고서를 통해 조기 금리인하를 전망했다.
이와 별도로 오는 21일 취임하는 새 금통위원 3명이 성장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도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