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이 금리인하에 '쐐기'?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2008.04.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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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장관 이어 '내수진작' 확인

"금리 인하가 임박했나?"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내수 진작을 강조하면서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물가 불안' 보다 '경기 둔화'를 걱정한 것을 두고 이미 정부와 한은이 모종의 합의를 본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매주 청와대에서 열리는 거시경제정책협의회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접하는 이 총재는 한 달 전만 해도 '경기 둔화'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정부는 그동안 한은에 대한 압박 강도를 계속 높여 왔다. 강만수 장관은 지난 11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대통령이 현재 경기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만큼 내수 진작책을 조속히 추진해 달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우리 경제가 더 나빠지기 전에 대책을 미리 세워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내수진작 우선을 명확히 한 셈이다.

특히 재정부는 한은이 금리인하 요구를 묵살하는 경우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엄포도 공공연히 놓았다. 강 장관은 지난달 "통화정책과 관련해 재정부 장관이 금통위 결정에 거부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통화신용정책을 결정하는 금통위에 열석발언권(금통위 회의에 참석해 정부의 입장을 밝히는 것)과 재의요구권(금통위의 결정을 재검토 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을 갖는다.



최중경 재정부 차관이 지난달 28일과 이달 11일 금융위원회 1, 2차 회의에 참석한 것도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재정부 차관은 금융위 당연직이지만 관례상 참석하지 않았다. 이는 상황에 따라 금통위 회의에도 참석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한은이 내달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동양종금증권, SK증권 등도 보고서를 통해 조기 금리인하를 전망했다.

이와 별도로 오는 21일 취임하는 새 금통위원 3명이 성장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도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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