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열린 안방극장 'TV전쟁'

송정렬 김은령 기자 2008.04.1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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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 다양한 서비스로 도전장...CATV '디지털' 새옷입고 '수성'

뉴미디어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인터넷TV(IPTV)는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에 한창이다. 케이블TV방송은 '디지털'이라는 새옷으로 치장하고 있다.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도 부활의 꿈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땅(시장)이 비좁다. 다양한 뉴미디어들의 씨앗이 뿌려졌지만, 치열한 경쟁의 관문을 뚫고 풍성한 가을의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주인공은 소수다.



소비자의 안방은 이에 따라 뉴미디어의 최대 격전장이다. DMB 등 개인 대상의 뉴미디어들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안방은 최대의 '노른자위' 시장이기 때문이다.

◇빗장풀린 안방시장...IPTV vs 케이블TV '맞대결'



안방시장은 벌써부터 뜨겁다. 지키려는 자(케이블TV방송)와 빼앗으려는 자(IPTV)의 대결이 이미 달아올랐기 때문.

그동안 안방시장은 다채널시대를 효시로 불리는 케이블TV방송의 '텃밭'이었다. 현재 케이블TV방송 가입자수는 1500만 가구에 달한다. 시장규모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채널사용사업자(PP)를 합쳐, 2006년 기준으로 5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동네방송으로 불리던 케이블TV방송이 출범 13년여만에 명실상부 안방의 주인공이자 대표적인 미디어로 자리잡은 셈이다.


그러나 방송통신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새로운 강력한 도전자가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IPTV. 통신과 방송진영은 지난 몇년간 IPTV 도입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하지만 지난해말 IPTV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안방의 빗장은 풀렸다. 기술발전에 따른 강력한 컨버전스 바람을 그 무엇도 막을 수 없었기 때문. IPTV와 케이블TV방송간 한판대결의 막이 오른 것이다.

◇IPTV, 통방융합시대의 대표미디어 노린다

KT·하나로텔레콤 등 대형 통신사업자들이 제공하는 IPTV는 벌써부터 시장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현재 IPTV법 시행령 제정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시행령이 마련되면 사업자 선정 등의 과정을 거쳐 하반기쯤 지상파 방송의 실시간 전송을 포함한 진정한 의미의 IPTV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미 IPTV는 주문형비디오(VOD) 중심의 프리(pre) IPTV서비스를 통해 벌써 15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하나로텔레콤의 하나TV와 KT의 메가TV간 선두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가입자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과의 실시간 전송 계약, 다양한 콘텐츠 확보 등 여러가지 난제들이 놓여있지만, IPTV 가입자수는 연말 3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IPTV는 100Mbps급의 안정적인 망을 기반으로 지상파 방송의 실시간 전송과 양방향서비스를 제공, 방통융합시대의 대표적인 미디어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케이블TV방송, '디지털'로 승부

프리 IPTV를 앞세운 통신사업자들의 공세에 맞서 케이블TV업계의 안방 방어 전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케이블TV업체들은 우선 투자부담, 요금인상에 따른 소비자 반발 등으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디지털케이블TV방송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CJ케이블넷의 디지털케이블TV방송 가입자수가 50만명을 돌파하는 등 3월말 현재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수는 100만명에 넘어섰다. 티브로드, 씨앰앰, CJ케이블넷 등 주요 MSO들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어 연말 250만명수준까지 가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같은 공세적인 디지털케이블TV방송의 확산은 안방을 미리 장악함으로써 하반기 지상파방송의 실시간 전송으로 무장할 IPTV가 파고들 수 있는 여지를 최소화하겠다는 포석이다.

또한 케이블TV방송업체들은 디지털케이블TV에 인터넷전화, 초고속인터넷을 묶은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텃밭인 안방 시장의 탄탄하게 방어하는 한편, 더나아가 통신 시장으로까지 입지를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케이블TV방송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는 이미 255만명을 넘어섰다.

주요 케이블TV방송들은 아울러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콘텐츠 차별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IPTV의 상용화는 단순히 또 하나의 뉴미디어의 등장을 넘어 콘텐츠부터 플랫폼까지 전체 미디어 환경에 일대 변화를 몰고오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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