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GE 실적충격' 다우256p↓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4.12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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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경색 바닥론에 찬물..지표 악화도 가세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실적악화가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경기관련 지표들도 부진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상승작용을 일으켰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56.56포인트(2.04%) 하락한 1만2325.42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27.72포인트(2.04%) 하락한 1332.83으로 마감했다. 전날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나스닥지수는 61.46포인트(2.61%) 급락, 낙폭이 더 컸다.



개장전 발표된 GE의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경기침체와 신용위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기대가 급격히 쇠퇴했다.

제프리 컴퍼니의 아트 호간 수석 시장 전략가는 "GE의 실적은 시장전망을 벗어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실적이 둔화되고 있다'고만 말했어도 이같은 충격은 없었을 것"이라며 GE의 어닝쇼크가 투자자들의 심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4월 미시건대학교 소비자신뢰지수가 26년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3월 수입물가 역시 예상보다 크게 오른 것으로 발표된 것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줬다.

◇ GE 실적, '어닝 쇼크' 확산

신용위기와 이로인한 미국 경제의 취약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GE는 1분기 순이익이 43억6000만 달러로 6%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주당 순이익은 44센트로 월가 전망치 51센트를 크게 밑돌았다. 매출은 422억4000만달러로 전년대비 8% 상승했지만 GE가 당초 전망했던 44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올해 주당 순이익 목표치도 주당 2.2~2.3달러로 낮췄다.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주당 2.43 달러를 밑돈 수치다. GE주가는 이날 12.8% 급락했다.


제프리 이멜트 GE회장은 "지난달 금융시장의 이례적인 혼란이 금융부문의 자산매각을 어렵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보유 자산 가치가 더욱 떨어졌다"며 신용경색으로 순이익 감소분이 주당 5센트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BMO 파이낸셜 그룹의 셰리 쿠퍼 경제전략가는 "금주초 증시가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기대가 확산됐지만 GE의 실적은 그같은 기대가 설익은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의 소형 저가 항공사 프론티어 에어는 이날 법원에 파산보호(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주가가 69% 폭락했다.

덴버에 본사를 둔 프론티어에어는 자사의 신용카드 결제회사인 퍼스트 데이터가 항공권 신용카드 판매대금 지급을 유보하면서 자금유동성 압박으로 파산을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프론티어 에어에 앞서 알로하 에어라인, ATA에어라인, 스카이버스 등 중저가 항공사들이 줄줄이 파산을 신청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미국의 항공업계가 적자를 기록하고, 파산을 신청하는 항공사들이 추가로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어닝쇼크'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실적이 호전된 기업들 주가조차 맥을 못췄다.
제네텍은 항암제와 류머티스 치료제 판매 호조로 순이익이 12% 증가했다고 밝혔지만 주가는 1.6% 미끄러졌다.

셰브론은 생산량이 감소하고 정제마진이 축소됐지만 유가 상승으로 인해 1분기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주가는 0.9% 하락했다.

◇ 증시 급락으로 달러 약세..유가는 보합



국제 유가가 수요감소 전망으로 보합권에 머물렀다.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에 비해 3센트 오른 배럴당 110.14달러로 마감했다. 수요 감소 전망이 나오면서 장중 108.92달러로 내려가기도 했다.

국제 에너지기구(IAEA)는 이날 발표한 월례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원유 소비량이 하루 8720만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달 발표한 전망치보다 31만 배럴 낮아진 것이다.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증시급락으로 달러화 약세가 두드러졌다.

11일 오후 4시34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5828달러로 전날에 비해 0.85센트(0.5%)하락(달러가치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도 100.87엔으로 전날의 101.81엔에 비해 0.94엔1%가까이 하락(엔화가치 상승)했다.

GE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점이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 이날 열린 G7(서방 선진국) 회담에서 약달러 대책이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달러 약세 추세를 기정사실화했다.



다우지수등 미국증시의 주요지수가 급락하면서 엔 캐리 트레이딩(엔화를 빌려 달러화 표시 자산에 투자하는 것) 청산 여건이 마련된 점도 엔강세-달러약세 요인이 됐다.

◇ 소비심리, 수입물가도 악재 가세

4월 미시건대학교 소비자신뢰지수는 26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4월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는 전달 69.5보다 큰폭으로 하락한 63.2로 확정됐다. 이는 지난 1982년 3월 이후 최저치다. 전문가 예상치인 69.0도 크게 밑돈 수치다.

소비자신뢰지수는 미국내 일자리 감소와 식품· 에너지 가격 상승, 경기 침체에 따라 급격히 떨어졌다.

3월 수입물가 역시 예상보다 큰폭으로 올라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노동부는 3월 수입물가지수가 전월대비 2.8% 상승,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기록한 0.2%는 물론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2.0%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수입물가는 최근 고유가에 따라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3월 석유류 수입물가는 9.1%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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