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오르자 펀드환매 슬금슬금"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08.04.1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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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판매창구서도 적극 가입 권유는 안하는 분위기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 1770대까지 오르면서 국내주식형펀드의 환매 움직임이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 여전히 관망세가 짙지만 투자자들이 목표 수익률을 낮추면서 일부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김선열 삼성증권 분당지점장은 "코스피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지속적인 상승에 대해 의문을 품는 투자자들이 조금씩 환매에 나서고 있다"며 "지난 주말 코스피가 단기 고점을 찍었을 때 특히 환매 요청이 많았다"고 전했다.



김 지점장은 "아무리 주가가 바닥을 찍었다고 보지만 지난해 만큼 펀드 자금 유입이 많지 않아 주가가 급등하진 않을 것"이라며 "고객들에게 1750~1800선에서 현금화가 유리하다고 조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현재 국내주식형펀드에선 3거래일동안 3893억원이 순유출됐다. 8일에도 '미래에셋타이거200ETF'의 추가 설정으로 1100억원의 자금이 몰린 것을 감안하면 이날 국내 주식형펀드로는 5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일부에선 그러나 아직 원금 회복 단계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 해 코스피 1850~1900선에서 펀드에 가입한 이들은 여전히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정순 국민은행 여의도 영업부 VIP 팀장은 "올 초 코스피가 1600대에 머물렀을 때 들어간 투자자들은 10%의 이익을 얻었지만 창구에서 실질적인 환매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양 팀장은 "다만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정기 적립식 투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증시가 상승세인 데다 전망도 긍정적이어서 기대감이 높다"고 덧붙였다.


단기 급등에 따른 환매 이후 주가가 조금 밀리면 다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증시 전망이 밝아질 것으로 보여 추가 분할 매수가 유리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심현미 미래에셋증권 여의도점 지점장은 "당분간 조정에 따라 일시적으로 등락을 반복할수 있으나 2분기 후반으로 갈수록 지수에 대한 전망이 호전돼 일시적인 등락에 따른 환매보다는 추가 분할 매수가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양 팀장은 "이같은 장세에 무조건 장기투자는 답이 아니다"며 "기존 펀드 가입자들에겐 관망하면서 목표 수익률을 10~15% 내외로 낮추고 이익 실현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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