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침체는 진행중-증시는 바닥"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4.11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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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설문조사 "침체 겪고 있는 중"…"하반기 경제 완연한 회복"

경제학자들은 아직 경제가 바닥을 치지 않았으며 당분간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경제를 선행하는 증시는 바닥을 쳤다고 예상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6명의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6%의 경제학자들은 "현재 미국 경제가 침체(recession)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하반기에는 경제 성장세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73%의 경제학자들은 "신용위기, 주택시장, 금융시장 등을 고려할 경우 아직 미국 경제가 바닥을 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경제학자들은 미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으로 △ 신용시장의 추가 악화(35%) △ 소비지출의 급격한 위축(25%) △ 주택 시장 부진의 지속(13%) △ 인플레이션 압력(10%) △ 높은 에너지 가격(6%) △ 약달러(4%) 등을 지목했다.



경제학자들의 80%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베어스턴스를 위한 개입이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들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금까지 경제에 기여한 바에 대해서는 평균 78점(100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이는 지난달 75점에 비해서 높아진 것이지만, 지난해 9월 기록한 92점에 비해서는 아직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의 평가는 73점으로 전달(74점)에 비해 오히려 낮아졌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평가는 78점으로 대체적으로 후했다. 그러나 트리셰 총재는 적절한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지 않아 지난해 10월 90점에 비해서는 역시 하락했다.

데이비드 레슬러 노무라 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버냉키 의장이 너무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와이스 스탠더드앤푸어스(S&P)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지난해 신용경색을 다루는데 너무 늦게 움직였지만, 지난 1월 이후부터는 신속하게 대처하고 있다"면서 "경제에는 완벽한 해답이 없기 때문에 연준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 보다는 투자은행에 대한 대출 등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오히려 경제에 더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주택매매 지표가 안정되고 있어 경제가 곧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었다. 리처드 디케이저 내셔널시티 이코노미스트는 "우선 기존주택과 신규주택판매가 안정되기 시작했으며, 신용경색의 불확실성도 줄어들고 있다. 또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연준의 금리 인하 등 정책적 처방도 곧 효과를 드러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와이스는 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피력했다. 그는 "주택 가격이 여전히 떨어지고 있다"면서 "일단 2분기 나오는 주택판매 지표가 안정화됐다는 증거가 나오기 전에는 이를 완전히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지출이 미국 경기 부진으로 더욱 줄어들고 있는 점도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긍정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와이스는 "증시는 경제에 4개월 정도 선행해서 움직이기 때문에 이미 증권시장은 바닥을 쳤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비농업부문 고용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경제학자들은 향후 1년간 매달 1625명의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실업률은 오는 12월까지 현 5.1% 수준에서 5.6%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주택 가격과 관련해서는 38%의 응답자가 내년 상반기에 가서야 주택 가격이 바닥을 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하반기라는 대답도 29%나 됐다. 반면 올해 하반기를 예측한 학자들은 17%로 비교적 적었다. 12%는 2010년까지 주택 가격이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경제학자들은 미국 경제가 올해 상반기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학자들은 1분기 미국 경제가 0.2% 성장한 후 2분기에는 0.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3분기와 4분기는 각각 2.1%와 1.8%로 비교적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와 관련해서는 경제학자들은 오는 6월까지 기준금리가 1.75%로 인하된후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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