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환자, '스프라이셀' 협상타결 촉구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08.04.1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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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라이셀' 백혈병 1차 치료제로 결정돼야

백혈병 치료제 '스프라이셀' 약가 결정을 위한 2차 조정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환자들이 신속한 협상 타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나아가 '스프라이셀'이 '글리벡'과 함께 백혈병 1차 치료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백혈병 환자들의 온라인 모임인 제로클럽은 지난 10일 오후 보건복지가족부를 방문하고 장관에게 탄원서를 제출, '스프라이셀' 약가 협상의 신속한 타결을 촉구했다고 11일 밝혔다.



제로클럽은 2005년 5월17일 인터넷 온라인 카페로 시작해 현재 340여명의 환자 및 환자가족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스프라이셀'은 '글리벡'에 내성이 생긴 백혈병환자에 쓰이는 2차 치료제로 이날 오후 건보공단에서 약가 결정을 위한 2차 조정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고약가 논란 속에 회사측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와 건보공단간 의견이 팽팽히 맞서며 결국 조정위의 결정을 기다리게 된 상황이다.



제로클럽은 "지금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일부 시민단체와 환우들의 의견은 우리가 바라는 것과 다른 부분도 있다"며 "이를 액면 그대로 환자들 의견으로 반영한다면 정작 약의 수혜자인 우리 환자들은 너무 억울해 침묵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고 밝혔다.

제로클럽에 따르면 백혈병 1차 치료제로 쓰이는 '글리벡'에 효과가 좋은 환자는 이번 협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당장 '스프라이셀'이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BMS의 제한적 임상시험을 통해 무상으로 '스프라이셀'을 공급받고 있는 환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협상 타결시 현재 무상으로 받고 있는 약을 본인부담금을 내고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조속한 협상타결을 원치 않고 있다는 것.


그러나 제로클럽은 BMS의 제한적 임상시험에 참여하지 못한 환자들은 선택권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골수이식을 하거나 또다른 2차 치료제로 약가협상을 준비중인 '타시그나' 임상에 참여하는 방법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만일 환자가 '타시그나'에 효과가 없다고 해도 조건없이 모두 '스프라이셀'을 복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BMS의 제한적 임상시험 조건을 충족해야만 한다. '스프라이셀' 보험등재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환자나 의사가 원하더라도 마음대로 '스프라이셀'을 쓸 수 없다는 설명이다.

제로클럽은 백혈병은 질병 특성상 한번 내성이 생기면 내성이 계속 진화, 유전자가 증폭과 변이를 계속해 향후 용량을 높이게 되더라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실을 볼때 약가협상이 지연되도 괜찮다는 일부 주장은 황당하고 위험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제로클럽은 '스프라이셀' 외에 다른 종류의 2차 치료제가 있어 조속한 협상이 필요없다는 의견에도 반대했다. '스프라이셀'이 '글리벡'이나 '타시그나'와는 작용기전이 다르고, 환자가 반응을 보이는 정도도 제각각인만큼 '스프라이셀'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스프라이셀'의 부작용으로 지목된 '흉막삼출'(폐를 둘러싼 막사이에 물이 차는 것) 역시 부작용이 치료에 우선할 수 없으며, 환자마다 상황이 다르고 이는 의사가 결정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제로클럽은 이같은 점에 미뤄볼때 궁극적으로 '스프라이셀'이 1차 치료제로 등재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조만간 서명운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제로클럽은 "'스프라이셀'을 1차 치료제로 등재하면 '글리벡' 약가 인하를 유도할 수 있어 국가재정의 건전화와 복지행정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며 "환자로서도 최선의 치료제를 선택할 권리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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