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식품 투자자들 꽃놀이패 쥐다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2008.04.10 17:24
글자크기

주가 공개매수 훌쩍 넘어..샘표식품 대응 주목

'장내매도냐, 공개매수에 응하느냐'

샘표식품 투자자들이 꽃놀이패를 쥐고 느긋하게 게임에 임할 수 있게 됐다. 지난주 우리투자증권 계열 PEF인 마르스1호펀드가 제시한 공개매수 시한이 23일로 많이 남은데다 10일 샘표식품 (46,100원 ▲250 +0.55%) 주가 또한 3만3850원으로 마감하며 공개매수 가격(3만원)을 크게 웃돌게 됐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섣불리 공개매수에 응할 필요가 없어져 마르스1호펀드가 초기에 매수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않을 전망이다. 여기다 샘표식품에서 역공개매수 카드를 들고 나올 경우에는 마르스1호의 공개매수가 다른 국면을 맞게 된다.



이날 샘표식품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을 돌파한 배경에는 마르스1호펀드에 대항해 역공개매수를 포함, 샘표식품 경영진이 다양한 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깔려있다. 샘표식품 경영진은 오는 15일 마르스1호펀드의 공개매수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힌다.

투자자 행동은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과 장내매도하는 것중 어느 것이 실익이 큰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좀더 자세히 구분하면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이 마르스1호펀드의 공개매수를 외면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샘표식품이 역공개매수에 나서는 경우 △지금 주가가 3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경우 △3만원을 밑돌더라도 자본이득세를 뺀 가격보다 높을 경우 등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공개매수에 응한 주주는 시세차익의 20%를 법에 의해 세금으로 내야한다.

먼저 샘표식품측이 마르스1호펀드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역공개매수를 신청할 경우 마르스1호펀드측 공개매수는 당연히 실패로 귀결될 전망이다. 또 역공개매수가 나오지 않더라도 주가가 3만원을 크게 웃돌면 투자자들이 장내에 매도하는 것이 유리하므로 마르스1호의 공개매수는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샘표식품 주주 입장에서는 3만원을 훨씬 웃도는 주가상황에서 굳이 시세차익의 20%를 세금으로 내야하는 공개매수를 신청할 이유가 없다.


공개매수 마감일을 앞두고 샘표식품 주가가 3만원을 돌파하지 못하더라도 마르스1호의 공개매수가 외면당할 구간이 있다.

공개매수 선언 직전 샘표식품 주가는 1만8000원∼2만원 구간에 놓여있었다. 이 구간에 주식을 사들인 주주라면 공개매수 가격에서 매입가격을 뺀 시세차익의 20%를 세금으로 물어야 한다. 예컨대 1만8000원에 주식을 산 투자자라면 공개매수를 신청할 경우 시세차익(1만2000원)의 20%인 2400원을 세금으로 내야한다.



이 가격에 주식을 샀다면 주가가 2만7600원 밑으로 빠지지 않는다면 공개매수를 선택하는 것보다는 장내매도가 더 유리할 수 있다. 지난 1월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의 쌍용건설 주식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간 이유도 당시 공개매수 마감일 주가가 2만2150원으로 공개매수가(2만3000원)보다는 낮았지만 세금을 감안하면 장내매도보다 실익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마감일까지 샘표식품 투자자들은 단순 장내매도냐, 공개매수냐를 놓고 느긋하게 저울질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샘표식품 경영진의 공개매수에 대한 공식입장이 의외로 미지근하게 일단락되거나 주가가 또다시 흔들릴 경우 마르스1호펀드는 공개매수에 성공할 수 있다. 현 경영진과 마르스1호펀드간의 '경영권 분쟁' 불씨가 또다시 타오르는 것이다.


샘표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