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부동산]영어마을 뜬다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08.04.1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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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NO! 아륀지? YES'

아파트 분양시장에 '영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영어 교육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거 공간과 영어 교육 장소를 결합한 상품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영어마을을 단지 내에 설립하거나 지자체가 설립한 영어마을 인근에 아파트를 분양해 계약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소비자들은 영어마을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갈수록 부담되는 자녀들의 영어 사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다.



내집마련정보사(www.yesapt.com) 양지영 팀장은 "최근 영어 공교육 발표로 인해 학군에 대한 중요도가 다시 커지면서 명문 학군 주변으로 아파트 값이 오르고 있다"며 아파트 단지내에 조성되는 영어마을의 수준도 높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프리미엄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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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에서 어학연수 받아요"

단지내 영어마을은 최근 아파트 시장에서 분양 성패를 좌우할 정도의 '중요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거의 아파트 선정 기준은 입지와 전망 위주였다"면서 "그런데 최근 주민들의 커뮤니티 수요가 증가하고 영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주거 공간안에서 영어 교육을 한번에 해결할수 있는 '단지내 영어마을'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적 한계로 인해 조기영어 교육시설이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방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이같은 서비스가 활성화 되고 있다.

우선 이달중 전북 전주에서 분양되는 일신건영 '휴먼빌' 단지는 전주지역 최초의 무료 영어 커뮤니티 운영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영어교육 전문업체와 계약을 체결,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으로 단지내 영어마을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내년 9월 입주 예정인 부산 강서구 명지동의 영조주택 '퀸덤2차' 단지 내에는 대규모 영어마을이 조성된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과정까지 미국 현지학교 과정을 그대로 도입, 외국인 원어민 강사가 강의를 하게 된다.

특히 단지 상가인 '퀸덤몰' 내의 모든 입주 점포에 외국인 종업원과 영어 사용이 가능한 내국인 종업원들을 배치, 영어로 거래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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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건설이 일산 덕이 지구에서 분양 중인 '하이파크시티 신동아 파밀리에'는 원어민이 직접 거주하는 '영어아카데미'를 설치할 뿐 아니라, 입주후 5년간 매년 10명의 학생을 선발해 해외연수의 기회를 주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최근 입주민을 대상으로 1~2년 동안 무료로 단지내 영어 마을을 이용토록 한 아파트들이 수두룩 하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쌍용건설'쌍용스윗닷홈 범어예가', 경남 양산시 웅상읍의 유승종합건설 '유승한내들', 강릉 입암동의 금호건설 '금호어울림'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단지내 영어마을은 가족과 함께 저렴한 비용으로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취약점은 없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체가 운영비를 1~2년만 부담하고 이후 입주민이 비용을 떠안게 되는 경우도 많다. 주민들의 의지가 없으면 유명무실해 질 수도 있다"며 "△원어민 교사 확보 △운영비 △지원기간 △프로그램 수준을 꼼꼼히 살펴본 뒤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교육의 질'과 '투자가치' 함께 잡는다

이번 총선에서 많은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운 공약 가운데 하나가 '영어마을 조성'이었다. 영어마을 공약 유무가 표심에 상당부분 영향을 미칠 정도였다.

더욱이 새 정부가 영어공교육 강화정책을 전면에 내놓으면서 각 지자체에서도 '테마파크 형' 영어마을 유치를 위해 혈안이 돼 있는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수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내년말까지 14곳의 영어마을이 추가 건립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서울·경기·인천·전북 등 8개 시도에 16곳의 영어마을이 조성돼 운영 중이다.

따라서 이제 영어마을이 주거지역이 있는지 여부가 교육의 질 뿐만 아니라 부동산 투자가치를 측정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올해 분양 예정인 아파트 단지 중에서도 '영어마을 호재'를 노리는 단지가 많다.

△경기 수원 팔달구 '영어마을' 인근 3개 단지 △인천 부평구 '영어마을' 인근 3개단지 △경기 파주 탄현면 '파주캠프' 인근 2개단지 △부산 진구 '부산글로벌빌리지 인근 2개단지△울산시 울주군 영어마을 인근 2개단지 △서울 강북구 '수유캠프'인근 1개단지 △전주 덕진구 '영어마을' 인근 1개단지 등이 있다.

다만 한 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수요 예측없이 세워진 일부 영어마을이 최근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경우도 많다"며 신중한 아파트 선택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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