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클리닉]울퉁불퉁 혈관, 괜찮을까

소동문 연세SK병원 원장 2008.04.1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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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택시운전으로 3남매를 키운 김영수(61·가명)씨는 얼마 전 부인과 함께 정맥류 치료를 받게 되었다. 양쪽 장딴지에 정맥류가 생긴지 몇년 되었어도 별 불편함 없이 지냈는데, 부인마저 다리에 울퉁불퉁 혈관이 튀어나와 손자들에게 '징그럽다'는 말을 듣게 되자 자식들이 병원 치료를 받게 해준 것이다. 사실 김씨도 최근 들어 오후가 되면 다리가 저리고 근육이 뭉치는 듯한 느낌이 들어 걱정하던 터였다.

김씨와 부인이 앓고 있는 정맥류는 그 유발 요인이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어 있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유전적 원인이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택시 운전기사인 김씨처럼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직업, 호르몬 변화, 비만, 임신, 간 경화나 심장병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정맥류는 주로 다리에 발생한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혈관이 점점 늘어나게 되고 이를 오랫동안 방치하면 혈관 내 혈액순환도 제대로 되지 않게 된다. 아주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신체가 적응되어 대부분 증상을 느끼지 못 하지만, 다리가 무겁고 쉽게 피로하며 쥐가 잘 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드물게는 조금만 오래 서있거나 오래 다리를 사용하면 관절통이나 신경통이 의심될 정도로 아프고 저리는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정맥류 말기에는 혈액 순환이 좋지 않아 다리 피부 아래에 노폐물이 쌓여 피부가 검게 변색되고 습진, 피부염 등이 잘 낫지 않으며 더 심해지면 피부가 썩어 피부 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마른 체격의 중년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는 손등에 튀어나온 혈관 역시 정맥류는 아니지만 신경이 쓰이는 질환이다. 얼굴 주름은 화장 등으로 가릴 수 있지만 다리나 손등의 혈관은 쉽게 감출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나이가 들면 혈관이 점점 심하게 튀어 나오고 여름에는 더욱 심해져 손을 내밀고 악수를 하는 것은 물론 짧은 옷을 입기조차 꺼려지게 된다. 이 경우도 정맥류 치료법과 같다.

정맥류 치료법으로는 수술과 수술을 하지 않는 혈관경화요법이 있는데, 수술의 공포감 없이 간단히 주사로 정맥류를 치료할 수 있는 혈관경화요법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단, 직경 4mm 이상의 굵은 혈관이 튀어나올 정도로 정맥류가 심한 경우에는 혈관경화요법만으로 치료가 힘들므로 수술이나 레이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수술법도 많이 발달하여 정맥류가 있는 부분만 국소마취를 한 후 정맥을 오그라뜨리는 주사를 놓고 아주 작은 피부절개 구멍을 통해 보기 싫은 정맥만을 레이저로 제거한다. 치료 시간은 30분~1시간 정도로 입원할 필요가 없고, 한 달간 약 3~5회의 시술을 하며, 1~3 주 정도 혈류가 새 길을 찾는 동안만 붓는다.


만약 혈압이 높거나 당뇨가 있거나 알레르기성 피부의 경우 전문의와 충분한 상의를 거친 후 치료받는 것이 좋다.

치료 후에는 재발을 막기 위해 같은 자세로 너무 오래 서있거나 앉아있지 않도록 하며 1~2시간에 한번씩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또, 평소 소금섭취를 줄이고 섬유소가 많은 곡물이나 신선한 야채, 과일을 많이 먹어 혈액순환을 좋게 해주는 것도 좋다.



직업적으로 장시간 서있어야 한다면 조깅이나 수영과 같은 운동을 하루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정맥류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된다. 치료 후 평소에도 고탄력 압박 정맥류 스타킹을 신어 다리를 편하게 하고 혈관이 막히지 않도록 해주면 혈관이 다시 늘어나 정맥류가 생기는 것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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