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라이셀' 이번엔 약값 결정될까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08.04.1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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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2시 2차 약가조정위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백혈병 치료제 '스프라이셀'의 약가를 결정하기 위한 2차 약제급여조정위원회가 오는 11일 오후 2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열린다.

'스프라이셀'은 '글리벡'에 내성이 생긴 백혈병환자에 쓰이는 치료제. 백혈병 환우회와 시민단체의 고가약 논란에 정부의 약제비 적정화방안 시행 이후 첫번째로 조정위에 회부되면서 관심을 모아왔다.



협상 당사자인 건강보험공단과 BMS 외에도 환우회와 시민단체, 대한혈액학회와 김동욱 여의도성모병원 교수 등이 각자 주장을 펼치며 논쟁을 벌이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의견을 지원하는 환우회와 시민단체, 김동욱 교수 등은 '스프라이셀' 약가를 '글리벡'을 기준으로 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글리벡' 약가가 이미 비싼데다 '스프라이셀'이 용량증가와 흉막삼출 부작용 등의 가능성이 있어 현재 약가는 부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노바티스의 '타시그나' 등의 출시가 임박했다는 점을 들며 대체 치료제가 없었던 '글리벡'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글리벡'은 지난 2003년 보험등재 당시 고약가 논란 속에 회사측(노바티스)이 환자가 내는 본인부담금을 지원해주기로 하면서 1알당 2만3045원에 약가가 정해졌다. 이에따라 '스프라이셀' 약가를 내리기 위해서는 '글리벡' 약가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BMS는 '스프라이셀'이 내성 환자에 필수적인 치료제로, 등재를 서둘러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지금 약가제도하에서는 '글리벡'을 기준으로 한 가격산정이 타당하며 '글리벡' 내성환자가 하루 먹는 약값과 비교해볼 때 '스프라이셀'이 더 싸다고 설명했다.

혈액전문의 모임인 혈액학회도 '스프라이셀'이 하루빨리 급여등재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혈액학회는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판단은 의사에게 있다"며 "질환 특성을 고려할 때 '스프라이셀' 부작용은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고 조절가능한 수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4일 열린 조정위원회에서 회사측과 공단은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막을 내렸다. BMS는 6만9135원, 공단은 5만원대의 가격을 제시하게 된 이유만 위원들에 설명했을 뿐, 논의는 이뤄지지도 못한 것. 제반절차와 규정 등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양측 입장조차 숙지하지 못한 위원들이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결국 약가협상이 결렬된 필수약제는 60일 이내 직권등재돼야 한다는 규정된 시한을 20여일 넘긴 상태에서 열리게 됐다. 때문에 이번 2차 조정위의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정위가 마땅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한 채 중간가격에서 평균을 내게 된다면, 협상 당사자들이 무조건 가장 높거나 낮은 가격을 들고 와 협상을 하려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 그렇다고 한쪽의 손을 들어주게 될 경우, 한쪽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제시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이와관련, 1차 조정위 의장을 맡았던 이성환 녹색소비자연대 대표는 "중간평균가를 내게 되면 제약사측이 높은 가격을 들고 와 조금이라도 약가를 높이려 할 수 있다"며 "중간에서 적당히 평균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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