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내수위축" 발언, 금리인하 포석?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04.08 10:00
글자크기
그동안 '물가안정'을 강조해 온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엔 '내수진작'에 방점을 찍었다. 실물경기 둔화에 이어 소비심리마저 얼어붙기 시작한 데 따른 선택이다.

이와 관련, 4·9 총선 후 금리인하를 유도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 스스로 내수를 물가에 대비해 언급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이 대통령은 8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내수가 너무 위축되는 것 같다"며 "내수가 위축되면 서민이 더 어려워지는 만큼 관련 부서는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번 국무회의에서 물가안정을 얘기했지만 내수가 너무 위축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물가안정 대책과는 별개로 내수진작을 위한 대책을 주문한 셈이다. 내수위축에 대한 위기감이 묻어나는 발언이다.

통계청이 지난 7일 발표한 '3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기대지수는 99.7을 기록, 1년 만에 처음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앞으로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사람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경기선행지수는 3개월째 내림세를 보였고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경기선행지수와 경기동행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마저 최근 "경기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기획재정부는 내수진작을 위한 미시정책으로 이달말까지 '서비스수지 개선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세금 감면을 비롯한 국내관광 촉진 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거시정책으로 금리인하 카드가 동원될 가능성도 있다. 가장 강력한 내수진작 대책이다. "물가안정을 얘기했지만 내수가 너무 위축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내수위축이 심각할 경우 물가안정의 우선순위를 잠시 뒤로 물릴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당장 총선 다음날(10일) 있을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후에는 정부의 금리인하 압력이 본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재정부 관계자는 "금리 등 통화정책에 대한 권한은 금통위에 있다"면서도 "정부가 원하는 통화정책이 어떤 것인지는 다들 알고 있지 않느냐"고 말해 사실상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