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부푼 어닝시즌 기대감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4.07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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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주 상승·외인 순매수 지속이 결정 요인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악화됐지만 미증시는 반응하지 않았다. 3월 비농업 고용자수가 8만명이나 줄어든데다 1∼2월 수치도 7만6000명 감소로 수정됐다. 특히 1월 수치는 당초(2월1일) 1만7000명 줄어든 것으로 발표될 때 2003년 8월이후 첫 감소라며 화들짝 놀란 바 있는 데 달이 지난수록 2만2000명 감소, 7만6000명 감소로 수정치가 악화되고 있다.

지난 2년간 제조업에서 매월 고용이 줄어들고 있는 등 고용부진이 심화되는 모습이지만 다우지수가 소폭 하락하는 정도에 그치고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오히려 상승했다.
고용악화가 오는 30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이는 얘기로 받아들여지면서 주가가 선방하고 S&P500 변동성지수(VIX)도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증시 관련 지표는 아주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미달러는 약세를 재개했고 미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엔/달러환율은 101엔 중반대로 떨어졌고 달러인덱스도 72선 밑으로 밀렸다.
미국채 2년 및 10년만기 수익률은 각각 7bp와 11bp 하락했다.

미국 경제 상황은 결코 좋지 않다. 주택 및 주가 하락으로 그동안 미국 소비자들이 향유했던 부의 효과(Wealth Effect)가 사라졌다. 저당과 압류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JP모간에 베어스턴스를 인수시키면서 겨우 대형 금융기관의 부도를 막아 놓은 상태다.



미국 자동차 산업은 지난해 매출이 2.5%나 감소했다. 올해 1분기는 8%나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자동차 딜러들은 3월 하반월 판매 감소폭이 30%나 되면서 90년이후 가장 저조하다고 아우성치고 있다.
미국 자동차 판매 시장이 죽을 쑤면서 잘나가던 토요타마저도 흔들리는 지경이다.

문제는 금융위기가 봉합된 뒤 제조업 문제가 마지막으로 나타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올해들어서부터 미국 금융기관의 상각패턴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와는 달리 서브프라임 직접 상각 비중은 낮아지는 반면 소비자금융, 상업용모기지, 레버리지론 등 타 부문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우리투자증권 신환종 연구원). 이는 주택문제가 주택 이외의 분야로 확산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날부터 미국 알코아의 실적발표를 시작으로 어닝시즌에 돌입한다.
현재 S&P500 기업의 1분기 어닝 예상치는 -10.7%다. 지난 4분기(-25%)보다 양호하고 향후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충만되면서 최근 주가 상승세의 초석이 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말 예상했던 1분기 예상치는 5.8%였다. 만일 2분기 이후에도 어닝이 감소세를 나타내고 심지어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할 3분기에서 두자릿수 어닝이 나오지 않는다면 거꾸로 어닝 충격을 받을 수 있다.

한국도 이번주부터 LG디스플레이 (11,100원 ▼400 -3.48%)를 시작으로 대표기업의 1분기 실적발표가 시작된다. 증시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3주 연속 상승했고 상승 강도가 확대되는 추세에 있는 것, 그리고 IT 하드웨어와 자동차 등 환율상승 수혜업종을 중심으로 한 상승이 여타 소외섹터의 대표주로까지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동양증권 김승현 연구원)이 모두 실적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개장전] 부푼 어닝시즌 기대감


대형주 위주로 외국인의 영향력에 의해 전적으로 좌우되는 코스피지수의 이같은 상승세는 미국 증시에 대한 시각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IT전자·자동차·은행 업종이 소외되고 조선·기계·철강업종으로 주도주가 바뀌었던 지난주 후반 모습이 어떤 식으로 펼쳐질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상대적으로 급등한 대형주, 그리고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수. 이 2가지 요인이 꺾이느냐 여부에 따라 실적 시즌의 서막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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