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이재오 도우려면 더 교묘하게 하지..."

송기용 기자 2008.04.0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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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대통령이 정말 이재오 의원을 도우려고 했다면 더 교묘한 방법이 있지 않겠냐? 은평에 잠깐 머문 것 가지고 무슨..."(청와대 관계자)

청와대는 6일 이명박 대통령의 은평뉴타운 방문을 총선개입으로 규정하고 집중 포화를 퍼붓고 있는 야권의 비난을 정치 공세로 일축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에 열세를 보이고 있는 측근 이재오 의원을 구하기 위해 이 의원 지역구인 은평을 방문했다는 야당 주장은 발목잡기용 공세일뿐이라는 것이다.

대통령 일거수 일투족 비난, 바람직하지 않아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모든 활동이 정치적 시비의 대상이 된다는 게 청와대 입장에서는 황당하다"며 "대통령의 일상적인 국정활동을 정치공세 대상으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이 어제 도라산 평화공원에서 식목행사를 마치고 귀경하던 길에 서울시장 시절부터 관심을 갖고 추진하던 은평 뉴타운과 노숙인 근로자 자활 사업 현황을 둘러보기 위해 방문했을뿐 총선 개입의사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선거관리위원회도 대통령의 은평 방문이 문제 없다고 하지 않았냐"며 "총선을 코앞에 두고 있는 정당 입장에서 다급한 사정은 알겠지만 대통령의 일상 활동까지 문제삼아 정치공세를 펼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대통령,노숙인 자활 살펴보러 은평 방문
청와대에 따르면 대통령의 은평 방문은 전날(4일) 갑작스럽게 정해졌다. "도라산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은평을 둘러 뉴타운과 노숙인 근로자 자활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한번 보고 싶다"고 대통령이 직접 제안했다고 한다.


대통령은 특히 노숙인 자활사업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경제 회생과 일자리 창출을 임기내 최대 목표로 내세운 대통령인 만큼 노숙인들의 자활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해 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통령은 이날 은평 뉴타운 아파트 건립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숙인 근로자 6명과 만나 "월급은 얼마인가" "저축은 얼마나 하나" 등 세세한 상황을 살폈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복지중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를 갖게 해 주는 것"이라며 "노숙인들이 1-2달의 고비만 넘기면 잘 될 거다. 하루빨리 재활해서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라"라고 말했다. 현장소장에게 "노숙인을 더 채용하라"고 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이재오 의원을 도우려고 했다면 얼마든지 더 교묘한 방법이 있다. 잠깐 은평을 방문한게 도움이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데, 이걸 총선지원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말 그대로 정치공세일뿐"이라고 주장했다.

야권, 측근지원 총선개입 강력 비난
한편 야권은 이 대통령의 은평 방문을 측근 지원용 선거 개입 행위로 규정하고 이틀째 강하게 반발했다.

통합민주당은 6일 중앙선관위에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조사 의뢰서를 제출했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은평 뉴타운 건설현장을 방문한 것은 자신의 오른팔 격인 이재오 의원을 구하기 위한 불법적인 선거개입"이라고 논평했다.

창조한국당도 선관위에 고발 조치하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대통령의 관권선거를 강하게 규탄했다. 김석수 창조한국당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은평뉴타운 건설현장을 방문한 것은 명백히 선거법과 공무원법을 위반한 불법행위"라며 "이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관권선거를 획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관위 '대통령 문제없다' 손들어줘
선관위는 그러나 이날 이 대통령의 은평 방문을 "선거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선거법 위반이란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계속적, 지속적으로 특정지역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거나 선거 관계자를 만나 격려를 하고 선거 관련 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번 사례는 이와 같은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선관위는 "언론 보도내용을 보면 이 대통령이 은평 뉴타운 건설현장에 가서 선거관련 발언을 한 것이 없었고 선거관계자를 만나지도 않았다"며 "공사 인부들을 잠깐 만난 수준인데 이를 문제삼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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