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발로 뛰는 정치…안티도 팬으로"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8.04.0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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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총선 인터뷰]서울 영등포갑 전여옥 한나라당 후보

전여옥 "발로 뛰는 정치…안티도 팬으로"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은 입담으로 유명하다. 한나라당 대변인 시절엔 때론 독설처럼 느껴지는 직선적 논평 때문에 안티팬도 적지 않았다.

전 의원은 4년 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번은 첫 지역구 도전이다. 전 의원을 만나며 가장 궁금했던 것은 안티팬으로 인해 마음 고생은 없었는지, 안티팬 때문에 느껴지는 한계는 없는지, 하는 점이었다.



하지만 전 의원의 대답은 시원했다. "안티가 무서우면 어떻게 정치해요. 욕 먹는 거 싫으면 정치 하지 말아야죠. 정치할 때 중요한 건 신념, 이념, 능력이잖아요."

전 의원은 당당했고 용감했다. 총선을 앞두고 소속당인 한나라당에 대해 내리는 평가도 따끔했다.



"한나라당, 솔직히 오만하죠. 눈높이를 국민에게 맞추고 다가가야 합니다. 이대로라면 5년 뒤, 10년 뒤를 기약할 수 없어요."

전 의원은 이런 생각으로 이번 총선 유세를 걸어서 돌고 있다. 슬로건도 '뛴다 전여옥, 뜬다 영등포'다.

"걸어 다니니 하루에 2개 동밖에 못 돌아요. 그래도 전여옥이 어떤 사람인지 더 가까이서 더 정확히 알리는데는 이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걸어 다니며 한 발 더 유권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니 "TV에서 보던 것과 달리 부드럽고 푸근하다"는 말도 자주 듣는다고 한다.

전 의원은 "처음 비례대표 의원이 됐을 때를 생각하면 국민들께 죄송한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아는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별로 없는 상태에서 의원이 됐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번 총선은 국민들에게 받은 은혜를 갚는다는 생각으로 출마했다.



전 의원은 "영등포는 경제살리기 바람이 강한 곳"이라며 "당선되면 신발이 닳도록 뛸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의원이 되면 'KTX 영등포역 정차'와 '준공업지대 완화'를 꼭 해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법에 묶여 주택 옆에 공장이 자리잡고 있는 환경을 개선하고 △영등포를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KTX의 첫 관문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선거 때마다 나오는 공약이지만 "전여옥이 하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줄 생각"이다.

노숙자 재활에 대한 법안도 구상 중이다. 영등포구에는 현재 1200명에 이르는 노숙자가 있다. 전 의원은 이들이 주거지를 찾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사실 전 의원이 영등포에 출마하고 싶다고 결심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전 의원은 온종일 걸어서 유세를 돌았지만 전혀 지친 기색이 없었다. 하루 동안 전 의원을 따라다니며 강행군 동행 취재를 마치며 다시 한번 물었다. "투표로 심판을 받는 것인데 안티팬, 정말 걱정되지 않으세요?"

전 의원은 담백하게 답했다. "저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죠. 하지만 투표소에선 모든 유권자가 냉정한 판단을 할 거라 믿어요. 그리고 무플보다 악플이라고, 안티도 관심 아닌가요." 전 의원의 표정은 국민을 믿는다고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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