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식품 공개매수, 적대적 M&A?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2008.04.0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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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스1호, 지분율 50% 예상...정면충돌이냐 타협이냐

마르스1호 펀드가 샘표식품 박진선 사장에게 정면으로 칼을 겨눴다. 샘표식품 주식 89만주의 공개매수를 선언해 지분율을 5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 펀드는 우리투자증권이 자기자본(PI)를 투자해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박 사장측은 지금처럼 이 펀드를 무시할 수 없게 된다. 박 사장측 지분율이 '50%+1주 이상'으로 알려져 있어 경영권 방어 자체는 낙관적이다.

하지만 마르스1호 펀드는 "이번에야말로 호락호락 물러나지 않겠다"며 벼르고 있다. 공개매수란 배수진을 친 만큼 사외이사 파견 등 경영권 참여를 반드시 관철시킬 태세다.



양측의 극한 대립은 어떻게 진행될까. 마르스1호 펀드의 속내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인가, 차익실현인가.

◇공개매수 성공할까=이번 공개매수는 소액주주들에게 차익실현을 위한 좋은 기회다. 공개매수 목표물량은 89만주로 마르스1호 펀드는 최소한 샘표식품 주주들로부터 50만주 이상을 모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마르스1호 펀드 지분율은 40∼50% 선으로 늘어난다.

지분율을 이 수준으로 높이면 굳이 임시주주총회를 열지 않더라도 사외이사 선임 등 경영권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마르스1호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현 경영진이 끝까지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경우 결국 재차 임시주총을 열어 표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경영권 개선, 무엇이 문제인가=마르스1호 펀드는 샘표식품 주가를 문제삼고 있다.

마르스1호 펀드 관계자는 "샘표식품은 박진선 사장 등이 제대로 경영한다면 주당 3만원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며 "현 경영진은 부당 내부거래와 무분별한 사업확장으로 방만경영을 하고 있어 주가가 오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르스1호 펀드는 경영권에 참여한 뒤 실질 사업감사를 벌이고 외부 컨설팅을 의뢰해 체질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적대적 M&A로 확대될까=일부에서는 이번 공개매수가 사실상 적대적 인수합병(M&A)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마르스1호 펀드는 "경영권을 인수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마르스1호 펀드를 만들 당시 '주주가치 제고'를 목표로 제시했다. 샘표식품에 투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마르스1호 펀드 관계자는 "우리가 만약 적대적 M&A를 하려고 했다면 1년전에 이미 했을 것"이라며 "국내 유력 증권사가 '주주가치 제고'를 내걸고 있는데, 어떻게 투자한 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그는 "샘표식품의 현 경영권을 마지막까지 존중할 것"이라며 "우리는 경영 개선을 하려는 것이지 경영권 인수에는 생각이 없다"고 했다.

◇마르스1호 펀드, 언제쯤 차익실현=마르스1호 펀드는 당연 '투자수익'을 목적으로 한다. 공개매수와 경영개선이란 취지도 궁극적으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마르스1호 펀드 관계자는 "경영개선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샘표식품은 충분히 기관투자자들이 눈독을 들일 만하다"며 "경영개선 이후 블록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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