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업체의 결합은 세계 100여개국에 28만명의 직원과 2억명의 고객을 확보한 초대형 금융종합그룹 씨티그룹의 탄생을 가져왔다.
월가의 생존 본능을 잘 파악하고 권모 술수에 능했던 웨일은 이사회에 자기 사람 심기 전략을 통해 리드를 몰아낼 수 있었다.
당시 웨일은 사외이사 중 가장 영향력이 컸던 AT&T의 마이클 암스트롱 회장의 지지를 교묘하게 이끌어냈다. 결국 리드는 2000년 이사회에서 웨일과의 경영권 다툼에서 패해 정들었던 회사를 떠나게 됐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리드는 "씨티그룹의 합병은 '슬픈 이야기'(sad story)로 판명났다"며 "양사의 합병은 실수로 여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주들과 직원들은 확실히 혜택을 입지 못했고, 고객들 역시 지점들이 과거보다 해이해지면서 수혜를 입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씨티그룹의 주가는 지난 1년간 무려 50% 이상 추락했다. 씨티그룹은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로 지금까지 2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상각하며 300억달러 규모의 자본 확충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씨티그룹은 규모가 적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나 JP모간체이스보다 가치가 낮다는 굴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리드는 지난해 12월 CEO로 등극한 비크람 팬디트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드는 팬디트에게 씨티그룹의 국제 소비금융 부문과 카드 부문 등 회사 분리와 관련된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드는 이에 대해 자세한 언급을 회피했다. 그러나 "팬디트가 회사의 문화를 재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씨티그룹이 오늘날 겪고 있는 어려움은 최고조에 달해있고, 경영조직은 뿌리채 흔들리며 약해져왔다"면서 "몸이 면역 체계를 잃는다면 무엇인가 큰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씨티그룹이 겪는 문제는 건전한 경영 관리 감독의 부재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