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하 중외제약 사장
이경하 중외제약 사장(사진)의 첫마디다. "중외는 일반인들에게 큰 변화가 없는 것 같이 느껴지는 제약사 같다"라는 멘트에 되돌아온 답변이다. 이 사장은 "전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만이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늘 하던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려고 노력하면 그것이 진정한 변화”라고 말했다.
'링거액'으로 불리는 수액은 중외와 역사를 같이한다. 고 이기석 중외제약 창업주는 1945년부터 수액원료를 수입, 가공판매했다. 1959년에는 국내 최초로 수액제 국산화에 성공했다. 국내 기초수액 시장(900억원)에서 중외의 매출은 500억원 규모다. 60%에 가까운 점유율이다. 없어서는 안될 '퇴장방지의약품'으로 국가가 지정했지만 적자사업이다. 지난해에도 6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 중외제약은 세계 5대 수액제조업체 중 하나다.
중외의 수액사업은 필름을 사다가 내용물만 채우는 게 아니라 필름부터 완제품까지 전과정을 수직계열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제 경쟁력을 확보했다. 내년부터 5년간 4000만달러 규모의 수액을 일본에 수출한다. 일본 등에 필름만을 수출하기도 한다. 한 개의 수액용기에 두세가지 종류의 수액을 담아 사용직전 터트려 사용하는 2챔버, 3챔버 기술은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를 유럽 등에 수출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중이다.
이 사장은 "국내 제약사 수출의 대부분은 동남아 중남미 등인데 우리는 유럽 미국 선진국으로 간다"며 "수액분야는 카피나 라이선스 도입없이 우리 고유의 독보적 기술로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 중외제약 당진 수액공장.
중외는 신약개발 분야에서도 다른 제약사와 전략 자체가 다르다. 이 사장은 "기존의 약을 어떻게 하는게 아니라 세상에 없는 메카니즘을 연구하고 있다"며 15년이상 연구해온 윈트 시그널링(Wnt signaling) 분야를 소개했다. 병의 원인되는 세포의 신호전달 체계를 연구, 신호전달을 막는 표적물질을 개발하는 방법이다. 그는 "지금까지 상당한 진전이 있으며,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항암제, 항염증제, 알츠하이머 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에 이 연구결과가 응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중외제약의 다양한 수액제품, 친환경소재인 Non-PVC제품들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중외홀딩스의 출범과 관련, “회사별로 전문적인 분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주회사로 전환했다”며 “각자 목적에 맞는 문화와 조직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중외홀딩스를 통해서 필요하다면 공격적인 투자도 나설 예정이다. 적절한 대상이 나오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인수합병(M&A)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