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아시아, 아시아 성장성 확신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2008.04.0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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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돈되는 펀드, 돈 잃는 펀드

ING자산운용은 지난해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해외펀드에서 별다른 재미를 못봤다.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해외펀드시장을 양분했던 중국펀드와 브릭스펀드(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 4개국에 투자하는 펀드)를 주력상품으로 내세우지 않아서다.
대신 ING자산운용은 한국을 포함한 중국, 홍콩, 대만, 인도, 싱가포르,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시아 9개국에 투자하는 'ING 파워아시아 주식펀드'(이하 파워 아시아)로 승부를 걸었다.

이 같은 전략은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지난해 2월초 설정된 파워 아시아는 840여억원을 끌어들이는 데 그쳤다. 수수료 체계만 다른 펀드까지 합치더라도 설정액이 2000억원에 못 미치고 있다(4월3일 현재).



'아시아국가의 성장 파워'에 집착

하지만 ING자산운용은 올해에도 여전히 '파워 아시아'를 주력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의 높은 성장성을 여전히 확신하고 있어서다. 또한 아시아 13개국에 포진한 ING그룹의 운용네트워크를 활용할 경우 글로벌 증시조정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수익률을 올리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다. 특히 올해는 '중국펀드=고수익펀드'라는 환상이 깨지고 있어 지난해보다 마케팅 여건이 훨씬 좋아졌다는 것이 ING자산운용 측의 설명이다.



3월 말 현재 ING그룹은 한국을 포함해서 일본, 중국, 말레이지아, 싱가포르, 태국, 두바이 등 13개국에 자산운용사를 가동하고 있다. 전 세계 32개 현지법인 중에서 40%가 아시아지역에 집중돼 있다. 그만큼 ING그룹이 아시아지역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구기동 ING자산운용 마케팅담당 이사는 주장한다.
파워 아시아, 아시아 성장성 확신


美 월가의 자본 공급자로 급부상

ING자산은 아시아 지역을 중시하는 이유로 ▲미국 경제와 디커플링(탈동조화) ▲고도 성장률 ▲외환보유액 증가 ▲신용등급 상향조정 ▲분산투자 효과 등을 내세우고 있다.

먼저 미국경제와의 디커플링. ING측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아시아경제는 미국경제로부터 탈동조화 양상을 보였다고 주장한다. 대미 수출의존도가 줄어들고 유럽과 아시아 역내 경제교역이 확대되면서 과거보다 미국 경기침체의 영향을 덜 받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 같은 펀더멘털의 변화로 아시아증시도 미국증시 영향에서 벗어나 운신폭을 넓히고 있다는 것.


또한 중국과 인도 등 신흥부자의 등장으로 소비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는 점에도 주목한다. 아시아 역내의 내수시장 성장으로 미국과 유럽경제의 영향에서 벗어나 홀로서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다 ING그룹은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서브프라임 사태로 신용경색에 시달리고 있는 월가에 자본을 공급할 정도로 외환보유액이 많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외화부채에 시달리던 '과거 아시아'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분산투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ING의 '아시아 찬양논거' 중 하나다.
구기동 이사는 "주가 변동성이 높은 중국, 인도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홍콩, 싱가포르 등에 골고루 분산투자할 경우 최적의 위험과 수익률 조합을 이끌어 낼수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 20%, 대만ㆍ홍콩 15% 등 중화권 50% 편입

2월 말 포트폴리오 내역에는 이같은 주장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국가별 편입비중을 보면 한국과 중국이 20%에 달하고 있다. 홍콩과 대만이 각각 15%로 뒤를 잇고 있다. 중화권의 투자비중이 50%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인도(11%), 싱가포르(7%), 말레이지아(6%), 인도네시아(4%), 태국(2%)의 순이다.



중화권 비중이 높은 것에 대해 구 이사는 "아시아 지역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편입하면서 나타난 결과"라며 "사전에 국가별 편입비중을 결정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업종별 편입비율은 금융(33.5%), 산업재(17.9%), 정보통신서비스(9.6%), 소비재(8.6%), 에너지(7.5%) 등의 순이다.

편입상위 5개 종목을 보면 차이나 모바일(중국), 파이스턴 텍스타일(대만), IOI CORPORATION BHD(대만), IND & COMM BK OF CHINA-H(중국), LINK REIT LINK REIT(홍콩) 등이다. 이들은 아시아 지역의 IT산업재 소재 금융업종을 대표하는 기업들이다. 업종별 개별종목 비중도 역시 철저히 상향식 기업분석의 결과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구기동 이사는 "향후 꾸준하게 매출액과 수익성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을 발굴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때문에 특정 업종이나 종목의 비중을 미리 규정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특정 국가나 업종, 기업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질 수 있어 벤치마크(MSCI EX Japan)를 참조한다"고 밝혔다.

한국물은 한국법인에서 운용

파워 아시아의 운용은 홍콩에서 이뤄진다. 14년 경력의 브래튼 사니알이 펀드운용을 총괄하고 있다. 브래튼 사니알이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아시아 국가의 투자비중과 이들 국가의 업종과 종목별 비중 등을 결정한다. 한국ING자산운용에서는 2월 말 20%에 달하는 국내주식에 대해서만 업종과 종목을 선정한다.



2월 말 현재 편입 한국주식은 삼성전자가 2.2%로 가장 많다. 이어 포스코, 현대중공업, 신한지주, 국민은행 등의 순이다.

한국에서는 또한 달러로 투자되는 금액에 대해 환헤지를 하고 있다. 원화를 달러로 환전한 후 이를 다시 현지국 통화로 바꿔 투자하기 때문에 달러화에 대해 환헤지를 하고 있다.

구 이사는 "환헤지가 많아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과 미 달러화에 대한 현지통화의 강세 등에 따른 환차익은 별로 많지 않다"고 인정했다.



2007년 2월7일 설정된 이 펀드의 누적수익률은 20.5%에 달한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10%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올 들어 중국과 아시아 증시 조정 영향으로 손실을 보이고 있다(4월1일 현재). 하지만 같은 기간 벤치마크인 MSCI EX Japan(-14 %)보다는 4%포인트 초과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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