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 vs SHOW…뭐가 다를까?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08.04.0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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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T, 무선망 개방과 풀브라우징으로 3G 승부수

LG텔레콤이 3일부터 3세대(G) 데이터서비스 '오즈(OZ)'의 전국서비스를 시작하며, 영상전화로 불리는 3G 이동통신서비스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KTF의 'SHOW'와 SK텔레콤의 'T-라이브'간 치열한 선두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LG텔레콤의 오즈까지 합류하변서 3G 시장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LG텔레콤의 오즈는 같은 3G 서비스로 분류되지만, 기존 KTF의 쇼나 SK텔레콤의 T-라이브와는 태생적으로 전혀 다른 기술이다.

따라서 LG텔레콤은 SK텔레콤과 KTF와는 다른 시장전략으로 3G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울 예정이다.



◇오즈의 고향은 '북미', SHOW는 '유럽'

LG텔레콤의 오즈는 이른바 우리나라가 종주국으로 불리는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 즉 북미식(동기식) 이동통신기술을 통해 제공되는 3세대 서비스다. 정확한 기술 명칭은 'cdma2000 1x EV-DO 리버전A'다.

반면 SK텔레콤의 T-라이브와 KTF의 쇼는 유럽식(비동기식) 이동통신기술인 GSM에 뿌리를 두고 있는 WCDMA 기술을 통해 제공되는 3G 서비스다. SKT와 KTF는 현재 WCDMA를 진화시킨 고속영상이동전화(HSDPA)망을 통해 3G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3세대 서비스의 핵심은 영상전화와 전세계 로밍 서비스로 요약할 수 있다. 당연히 영상전화를 제공하려면 데이터 속도가 빨라야하고, 전세계 로밍을 위해서는 동일한 주파수와 기술을 이용하는 우군(해외 사업자)이 많아야 한다.

현재 유럽 등 대다수 국가들은 2GHz 주파수를 사용하는 WCDMA를 통해 3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T, IMT-2000 반납하고, 리비전A로 3G 합류

당초 LG텔레콤은 동기식 IMT-2000(cdma2000 1x EV-DV) 사업자로 3G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WCDMA가 3G기술의 대세를 이루면서 CDMA기술업체인 미국 퀄컴이 EV-DV칩개발을 포기했다. 결국 LG텔레콤도 남용 사장의 퇴진이라는 희생을 감수하며, 2006년 사업성이 떨어지는 비동기식 사업권 반납을 선택했다.

LG텔레콤은 사업권 반납으로 2GHz 주파수에 새롭게 망을 구축하는 부담에서 벗어나 기존 1.8GHz 주파수를 활용, 음성통화는 cdma2000 1x망을, 데이터통화는 별도로 구축한 리비전A를 이용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LG텔레콤 입장에서는 기존 주파수와 망을 활용, 투자비를 대폭 절감하면서도 3G 시장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다.

◇속도 등에선 WCDMA가 우세

리비전A의 속도는 다운로드 3.1Mbps, 업로드 1.8Mbps다. 3G의 속도기준인 다운로드 2.0Mbps를 넘어서기 때문에 3G 기술로 분류된다.

현재 리비전 A로 3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는 전세계적으로 LG텔레콤을 비롯해 일본 KDDI, 미국의 스프린트넥스텔 등 3개뿐이다.

SK텔레콤과 KTF가 이용하는 3세대 기술인 WCDMA(HSDPA)의 속도는 다운로드 14.4Mbps, 업로드 1.45Mbps다. 특히 SK텔레콤과 KTF가 올 상반기중 고속상향패킷접속방식(HSUPA)망을 구축할 경우 업로드 속도는 5.6Mbps까지 높아진다.

전송속도를 비롯해 여러가지 측면에서 3G의 대세를 이루고 있는 WCDMA 기술이 리버전A에 비해 상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LGT 승부수, '무선망 개방'과 ‘풀브라우징’

1년이나 뒤늦게 3G 시장에 진출하는 LG텔레콤은 무선망 개방과 풀브라우징을 승부수로 택했다.

그동안 국내 무선인터넷은 가격이 너무 비싸고, 쓸만한 정보와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 원인은 이통사들이 무선인터넷을 쓰려면 반드시 자신들의 포털을 거치도록 하는 등 무선인터넷망을 폐쇄적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

LG텔레콤은 이에 따라 3G 서비스를 위해 무선망 개방을 선택했다. SK텔레콤과 KTF과 달리 무선인터넷을 포털 및 콘텐츠업체들에 개방함으로써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무선인터넷망에 대한 기득권을 버린 셈이다.

또한 무선인터넷의 활성화를 위한 카드로 풀브라우징을 들고 나왔다. 사실 SK텔레콤과 KTF는 이미 지난해부터 풀브라우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휴대폰의 대형화, 사용자이용환경(UI)의 불편함 등 풀브라우징의 기술적인 한계와, 무선망의 폐쇄적 운영 등이 맞물리면서 풀브라우징은 그리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LG텔레콤은 무선망 개방을 통해 기존 무선인터넷과는 차별화되는 다양한 콘텐츠와 정보를 제공하면 풀브라우징이 충분히 시장에 뿌리를 내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올해만 풀브라우징을 지원하는 10종의 오즈전용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LG텔레콤은 한시적이지만, 월 6000원으로 6개월간 무제한으로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 요금을 내놓는 등 파격적인 요금정책으로 오즈 바람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풀브라우징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신반의하면서도 "LG텔레콤의 무선망 개방 및 공세적인 요금전략은 기존의 폐쇄적인 무선인터넷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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