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뉴타운-성희롱 악재 '휘청'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04.0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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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의혹 거짓말 해명 논란으로...총선 판세 변수될듯

정몽준, 뉴타운-성희롱 악재 '휘청'


탄탄대로를 달리던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 휘청거리고 있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연이어 터진 대형 악재 탓이다.

정 의원은 3일 여기자 성희롱 의혹으로 사면초가에 몰렸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2일 오후 사당3동 거리유세 직후다.

MBC 보도국의 김 모 기자가 뉴타운 공약에 대한 인터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정 의원의 손이 김 모 기자의 얼굴에 닿는 일이 벌어진 것.



정 의원은 즉각 "의도하지 않은 우연한 신체접촉이었다. 김 기자가 이로 인해서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면 심심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MBC는 그러나 이날 보도본부장 주재 회의를 열어 문제의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확인한 결과 "정 의원이 왼쪽 손을 사용해 여기자의 오른쪽 볼을 쓰다듬고 톡톡 쳤다"고 주장했다.



신체 접촉이 의도적이었으며 정 의원의 해명도 거짓이라는 것이다. 성희롱 의혹에 더해 '거짓말' 논란까지 빚어지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정 의원을 둘러싸고 벌어진 사단이 처음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에 앞서 '성희롱 논란'의 발단이 된 뉴타운 건설 공약을 둘러싸고도 정치권에 갑론을박이 오갔다.

정 의원은 지난 27일 선거사무소 출정식에서 사당동과 동작동에 뉴타운을 건설하겠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동의를 구했다고 밝혀 '관권선거'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로 인해 민주노동당이 정 의원과 오 시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으며 오 시장이 뉴타운 건설에 '동의'했다는 발언의 사실 여부를 두고도 논란이 생겼다.

성희롱 의혹 역시 김 모 기자가 오 시장과의 뉴타운 합의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것이다.

야권은 당장 성희롱 논란의 정치 쟁점화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각 당은 일제히 한나라당에 정 의원의 제명을 요구하고 정 의원의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차영 통합민주당 대변인은 "정 의원을 규정대로 제명하라"며 "정 의원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보이기 민망한 일을 저지른데 대해 책임을 지고 스스로 거취를 정하라"고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도 논평을 통해 정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성희롱 정당'이란 격한 표현으로 한나라당에 맹공을 퍼붓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성희롱 논란이 동작을에서 펼쳐지고 있는 정 의원과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의 맞대결 국면에서 승부를 가르는 최대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정 의원은 동작을에서 정 전 장관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정 의원에게 잇따라 터진 악재가 정 전 장관의 반사이익을 불러와 선거 판세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이란 예상이 많다.

정 의원측과 한나라당은 이런 점을 의식해서인지 논란의 조기 진화에 부심하고 있다. 정 의원은 해명 자료를 통해 "의도하지 않은 우연한 신체접촉에 대해 해당 여기자가 개인적으로 불쾌감을 느꼈을 수는 있으나 그것은 오해일 뿐 성희롱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한나라당은 사건의 파장이 총선 전체 판세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자세한 경위를 파악 중이고 한나라당은 성희롱에 대해 단호한 입장이다. 김 기자가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다니 심히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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