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미래에셋 車ㆍIT를 사다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04.03 11:10
글자크기

현대차 5.23%, 삼성SDI 5.57% 매수...중국관련주는 축소

국내증시의 '큰 손' 미래에셋의 태도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중국중심의 플레이에 집중한 그동안의 자세에서 탈피해 자동차와 IT관련주를 대거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키면서 업종별 키맞추기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미래가 매수한 종목들은 여지없이 상승세다. 6만원대 후반과 7만원대 중반의 박스권을 오르내리던 현대차 (248,000원 ▼2,500 -1.00%)는 8만원을 깨고 순항중이다.



삼성SDI (377,000원 ▲500 +0.13%)도 3월 들어 12.9% 치솟는 강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3일 금융감독원에 지난달 매매내역을 보고했다.

두드러지는 대목은 현대차에 대한 신규보고다. 5.23%(11150만3887주)를 보유하고 있음을 밝힌 것이다. 디스커버리와 인디펜던스 등 대표펀드들도 현대차를 대거 편입시켰다.



디스커버리 주식형1호펀드는 지난해 12월말 운용보고서에서 현대차 주식 11만4500주(펀드내 편입비율 0.51%)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3일 금감원 매매내역 보고에서는 디스커버리의 현대차 지분이 56만58주다.

연초 이후 하락장에서 44만6000주를 추가한 셈이다. 인디펜던스주식형펀드도 지난 1월초 22만5000주를 갖고 있었지만 3월말 기준으로는 73만2514주다. 2개월 사이 50만7500주를 늘린 것이다.

현대차 주가도 미래에셋효과로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1월2일 6만8500원이던 주가는 3일 오전 11시 현재 8만1000원을 기록중이다. 3달새 18.2% 상승이다.


특히 미래에셋이 한창 현대차 주식을 사모으고 있을 시기로 추정되는 1월21일에는 현대차에 대한 보고서를 내면서 6개월 목표주가를 8만원에서 9만5000원으로 상향하고 업종 탑픽에 편입시켰다.

김재우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상반기 중국과 인도 비중 확대에 따른 본격적인 주가 차별화 가능성에 주목한다"며 "미국 완성차 수요의 추가감소 우려에 따른 글로벌 완성차 업종의 전반적인 주가 부진 속에서도 현대차는 브릭스지역 판매비중이 높아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원/엔 환율의 급등으로 일본차와 경쟁하는 현대차의 수출 여건이 유리해진 대목도 미래에셋이 현대차에 군침을 흘리게 된 배경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외에도 미래에셋은 삼성SDI (377,000원 ▲500 +0.13%)대한전선 (11,660원 ▼40 -0.34%) 등 IT종목에 대한 관심도 집중시키고 있다.

삼성SDI도 5.57%(253만8641주)를 보유중이라고 금감원에 신규 보고했다. 1월2일 6만4000원이던 주가는 오늘 11시 현재 7만9900원이다. '미래효과' 덕택인지 올들어 하락장에서도 23.9% 오르는 저력을 보인다.



대한전선 (11,660원 ▼40 -0.34%)은 지난달에만 70만4616주(1.43%) 늘려 보유지분을 7.16%로 확대했다.

대운하 사업을 염두에 둔 것처럼 건설주도 눈독을 들였다. 현대건설 (30,650원 ▼300 -0.97%)GS건설 (18,630원 ▼530 -2.77%)도 각각 163만8297주(1.47%)와 5만2090주(0.1%) 증가시켰다.

지분율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삼성전자 (62,600원 ▼400 -0.63%)에 대한 매수세 강화도 주목된다.



미래에셋창구를 통해 3월 이후 삼성전자 순매수량은 39만5000주에 달한다. 올들어서는 83만2000주를 순매수하고 있다.

오늘도 오전 11시 현재 9360주 순매수중이다.

반면 화학과 해운과 같은 중국관련주의 비중은 축소하고 있다.



동양제철화학 (70,200원 ▼200 -0.28%)은 1만3213주(0.07%) 매도했다. SK케미칼 (34,650원 ▼500 -1.42%)(10만625주ㆍ0.43%)과 한진 (19,220원 ▼230 -1.18%)(36만7215주ㆍ3.06%), 한진해운 (5,180원 ▼40 -0.77%)(5만8575주ㆍ0.07%)도 지분을 줄였다.

중국 관련주의 비중을 대폭 감소시킨 것은 아니지만 관점의 변화가 발생한 점을 엿볼 수 있다.

미래에셋에 정통한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IT 가운데서도 수출관련주, 자동차에 매수세를 늘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현대차가 환율 효과로 올들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는 등 모멘텀이 좋아지면서 미래에셋이 발빠르게 매수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며 "당분간 환율 수혜를 받는 수출관련주에 미래의 역량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

증시의 향후 전망에 자신감이 꺾이는 요즘. 미래에셋의 태도변화를 눈여겨보고 투자에 나서는 방법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