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리테일, 해외 유증에 '목 맸다'

더벨 황은재 기자 2008.04.1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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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포트/이랜드리테일]④예상규모 미달시 부채 조달..신뢰 하락 불가피

이 기사는 04월10일(16:2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2007년말 현재 이랜드리테일의 부채비율은 무려 650%에 이른다.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자본 비중을 높여야 한다. 이 때문에 이랜드리테일의 해외 유상증자 성공은 절대절명의 과제다.



관건은 유상증자 규모다. 당초 계획에 미달할 경우 사실상 부채인 우선주를 발행하거나 추가 차입에 나서야 한다. 결국 한국까르푸 인수 당시와 비슷한 구조에서 투자자의 손바꿈만 이뤄지는 셈이 돼 리파이낸싱 취지가 희석된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달말을 목표로 약 3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 주당 발행 예상가격은 8500원으로 유통업에 대해 정통한 해외 전략적 투자자를 원하고 있다. 빠르면 11일 또는 다음주중 투자확약서(LOC)가 나오고 18일에는 투자 계약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한다.



유상증자가 예정대로 이뤄진다면, 현재 50.87%인 이랜드그룹의 지분은 50.1%로 소폭 하락하고 신규 투자자의 지분이 33.3%, KDB PEF가 16.6%로 바뀐다. 그러나 최종 납입 과정에서 발행가가 달라질 수 있어 유동적이다.

ⓒ이랜드리테일, the bellⓒ이랜드리테일, the bell


문제는 이랜드리테일의 실적부진과 과도한 차입금 부담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2000억원에 가까운 대규모 적자를 냈다. 1조2000억원의 차입금에서 이자비용만 1015억원이 발생했다. 대규모 손실 탓에 이랜드리테일 지분을 소유한 뉴코아, 이랜드월드 등 계열사들은 대규모 지분법 평가손실을 입었다.

이랜드그룹은 해외 유상증자가 불발될 경우에 대비해 국내에서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방안도 마련해 놓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주관사를 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우리PE 등이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 유상증자 전망이 더 어두운 것도 결국 무리한 차입금을 끌어들여 까르푸를 인수한 이후 '소화'가 덜 됐다는 시장의 평가 때문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유상증자를 위해 지난해말부터 해외 투자자들을 접촉해 왔지만 상당수 투자자들이 불참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도 영업실적 악화와 취약한 재무구조 등이었다.

박병기 이랜드리테일 재무담당 이사는 "해외 유상증자는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다"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긴 하지만 이랜드리테일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해외 유상증자 규모가 예상보다 적을 경우 까르푸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에서 부채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유상증자 규모가 예상액에 미달하면 재무구조 개선은 물건너 간다. 기존 인수금융 구조에서 화인파트너스, 도이치뱅크 등 기존 투자자가 빠지고 새로운 투자자가 참여하는 것 외에는 크게 달라지는 게 없다. 이랜드그룹에 대한 시장 신뢰도는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올 하반기로 예정된 5100억원 규모의 Pre-IPO의 성공도 장담하기 어려워진다. 해외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그렇지 않아도 좋은 평가를 주기 어려운 국내 투자자들은 더 외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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