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신속 처방.."일본의 그때와 다르다"

유일한 기자, 홍혜영 기자 2008.04.02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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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상각에 긍정적 평가..고백 빠르면 해결도 빠르다

UBS가 1일 지난 1분기 190억달러의 상각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서브프라임 손실이 엄청났음을 보여줬다. 지난해 180억달러의 상각까지 더해 지금까지 이뤄진 전체 상각액은 370억달러에 달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는 유럽 은행들이 지금까지 실시한 상각액 680억달러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도이체방크 역시 같은날 40억달러 상당의 상각을 단행할 것이라는 계획을 공개했다.
둘다 예상을 웃도는 상각이다. 그러나 이를 기다렸다는 듯 금융시장은 강하게 뛰었다. UBS가 12% 넘게 급등했고 도이체방크도 강하게 올랐다.



대서양 넘어 씨티그룹이 8% 넘게 올랐고 리먼 브러더스도 비슷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영국의 바클레이와 RBS, 이탈리아의 유니크레딧, 프랑스의 소시에떼 제네랄은 모두 6% 넘게 올랐다.

대규모 상각을 단행한 은행주가 왜 이렇게 튀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최악의 상각 국면이 지났다' '은행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UBS가 공격적인 상각을 단행했고 씨티나 메릴린치 등도 조만간 대규모 상각을 단행하겠지만 이후의 상각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코메르쯔방크의 피터 딕슨은 "UBS가 매우 신속하게 자신들의 위험자산을 노출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나쁜 뉴스가 빨리 나올수록 문제를 더 빨리 치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초 일본의 위기는 은행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이른 시간안에 인정하는데 실패하면서 악화됐다"고 강조했다.


UBS가 지난 4분기에 이어 3개월만에 다시 예상밖의 상각을 단행하는 등 미국과 유럽 은행들의 처방이 일본의 그때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마르셀 오스펠 회장이 서브프라임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한 것도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UBS가 150억달러라는 예상밖의 자금 조달에 나서는 점도 주목했다. 이 은행 주가가 폭등한 데는 '과감한' 자구책이 지금의 위기를 벗어나는데 보다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한 트레이더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은행들이 상각을 통해 썩은 자산을 따로 떼어내고 있다. (이같은 자산 구조조정을 끝낸) 은행들이 자금 조달에 성공한다는 것은 금융위기의 끝이 시작되고 있음을 뜻한다"며 "UBS의 증자는 이번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리먼 브러더스는 이날 300만주를 매각하기로 했는데, 예상치 못한 수요가 몰리자 100만주 더 많은 400만주를 파는데 성공했다. 연준(FRB)의 금리인하로 어느 때보다 불어난 유동성이 '최악이 지났다'는 은행주에 몰려든 것이다.

폭스-핏의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인 레이 굳윈은 "최악을 지났다고 단언하기에는 이르다"며 "그러나 UBS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이나 위험 채권의 금리 하락을 감안할 때 이전과 같은 자산 가격의 '자유낙하'는 사실상 그 끝을 노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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